박원순 "군사훈련 중단-남북올림픽 공동유치는 평화의 모멘텀"

"꽉 막힌 상황 이대로 갈 수 없어…반대가 이상한 것 아닌가"
"북이 도발시 언제든 무효화 가능"…"복지가 낭비라는 사람은 반민족적 사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현지시간) 남북 올림픽 공동유치를 위해 남북미의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는 결정적 모멘텀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열고 "남북이 꽉 막힌 상황에서 뭔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제안의 핵심"이라며 "한국과 미국, 심지어 북한에도 받아들여져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시장은 전날 미국외교협회(CFR) 좌담회에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까지 한국·미국·북한의 잠정적 군사훈련 중단과 대북 제재 완화,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 조정을 제안했고, '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유치'를 군사훈련 중단의 명분으로 들었다.

그는 2032년 올림픽 개최지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결정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며 "결정 시기가 얼마 안 남아 절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꽉 막힌 상황에서 이대로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북미가 해결되면 제재가 해제되겠지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적어도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만이라도 함께 하는 최소한 조건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왜 군사훈련 중단을 말하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너무 절박하기 때문에 너무나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재 완화는 북핵의 해결, 비핵화와 직결돼 있다.

다만 유엔 제재 안에서도 빈틈이 있을 수 있다"며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모두가 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자는 것이어서 상호적이다.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하면 언제든지 무효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군사 훈련을 생존의 위협으로 느낀다.

이것을 중단하는 것은 굉장히 큰 사인을 주는 것"이라고 한 뒤 "북한을 무대로 끌어들일 굉장히 좋은 제안"이라며 "반대하는 것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을 제시했는데 저와 똑같은 기조"라며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과 청소년의 꿈이 건물주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희망이 없다.

이 부분은 정부,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각자가 죽어나는 사회다"라며 공공성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교육격차, 자산격차, 건강격차를 해결하는 것이 공공성의 강화"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이 속도라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멸종하는 곳이 한민족일 것"이라며 출산,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를 유럽처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한 뒤 "복지를 낭비나 소모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반민족적 사고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의 사회통합 역할과 관련해 "현실정치 속에서 대립하고 갈등하면 모든 사람이 '루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 이후 연정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 뒤 "연정을 온몸으로 느끼는 분이 문 대통령이 아닐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