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금강산 장안사·유점사 발굴·복원, 북측에 제안키로

원행 총무원장 신년회견···6·25전쟁 70주년 한반도 평화기원대회 개최
3월 인도 부다가야에 첫 한국사찰 '분황사' 착공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소장 '석가모니 고행상' 국내 전시도 추진
대한불교조계종이 금강산 장안사와 유점사 등 북한 사찰 발굴과 복원을 위한 사업을 북측에 제안하기로 했다. 또 조계종이 보유 중인 북한 사찰 문화재를 북한 사찰에 모실 수 있도록 북측과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5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남북 민간교류 실천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계종은 금강산 4대 명찰 중 하나였으나 6.25전쟁 때 소실된 신계사를 북측과 함께 발굴, 복원했던 경험을 살려 이들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조계종은 또 북측의 수많은 불교문화유산을 복원·보존·활용하기 위한 남북 공동사업, 북측의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조계종의 사찰림을 활용하는 방안 등도 제안하기로 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 등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정착을 위한 기원대회'를 열고 북측 종교인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계획은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 및 미북 관계가 어느 정도 풀려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불사(佛事)계획도 밝혔다. 오는 3월말 불교 4대 성지의 한 곳인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 분황사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갖는 것을 비롯해 세종시 한국불교체험관, 계룡대 3군사령부 영외 법당, 위례신도시 도심포교당, 10.27법난기념관, 종단 요양원 건립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부다가야 분황사는 최근 두 여성 불자가 50억원을 지정 기탁해 사업 추진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조계종은 2007년 5월 정면으로 쓰러진 채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사업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석가모니의 치열한 구도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간다라 미술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손꼽히는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 소장 '석가모니고행상'의 국내 첫 전시도 추진하기로 했다. 원행 총무원장은 지난해 파키스탄을 국빈 방문했을 때 석가모니 고행상을 비롯한 간다라 유물의 한국 전시를 공식 요청해 파키스탄 당국의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