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당내 경선에 민주당 예비후보 공약도 남발

민감한 현안까지 개입해 '묻지 마 공약' 오히려 혼란 가중 우려도
총선이 다가오면서 내놓는 일부 예비후보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공약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첨예하게 갈등을 빚었거나 진행형인 민감한 지역 현안에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15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 이후 후보마다 유권자들의 시선과 민심을 끌기 위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계획부터 마을 복지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만 되면 당선은 된 것이나 마찬가지란 인식이 커 본선 시작 전부터 공약이 쏟아진다.

하지만 각 후보의 공약이 난무하면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우려도 크다.

깊이 있는 분석이나 이행 계획 없이 유권자 마음만 잡으면 된다는 이른바 '묻지 마 공약'도 적지 않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나주지역 고형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 시험가동에 대해 신정훈 민주당 예비후보 가 내놓은 공약도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 예비후보는 "시민의 외로운 싸움에 원인 제공자인 제가 인제 와서 사과와 함께 해결 의지를 밝힌다"며 나주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을 약속했다. 나주 SRF 논란은 심각한 갈등 끝에 지자체·지역민·난방공사·정부까지 함께 거버넌스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해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

시험가동과 환경 영향조사 등을 거쳐 가동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데, 2년의 논쟁 끝에 어렵사리 마련한 합의안이 자칫 신 예비후보의 공약으로 선거판에 휘말려 휴짓조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선거에 다양한 공약들이 나올 수 있지만, 힘들게 합의안을 도출한 사안에 어느 일방의 편을 드는 식의 공약은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산갑 이석형 예비후보가 내놓은 지하철 건설 관련 공약도 말들이 많다.

이 예비후보는 "송정역에서 운남역을 잇는 지하철 2호선 추가 노선을 확정하겠다"며 2호선에서 제외된 광산구와 북구 일부 지역 유권자에게 다가섰다.

그러나 순환선인 2호선은 3단계 사업까지는 예정돼 있지만 이 예비후보가 말한 4단계 사업은 계획 자체가 없고 사업계획 변경 등을 위해서는 건설 공정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과열 경쟁에서 일부 후보의 공약은 혼란과 부작용을 부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유권자를 현혹하는 식의 공약이 아닌 확실한 근거와 계획, 방법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