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얘기 못한다"…신동빈, 롯데 사장단에 '이기자' 주문
입력
수정
▽ 롯데그룹, 15일 새해 첫 VCM 개최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에게 과거의 성공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의 판을 짜는 '게임 체인저'로 변모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위닝컬처(이기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듣기 좋은 이야기 못 드린다" 운 뗀 신동빈 회장
▽ "과거 성공방식 버리고 이기는 문화 심어야"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서울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새해 첫 롯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과거의 성공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신 회장은 "오늘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드리지는 못할 것 같다"며 최근 롯데의 경영성과에 대한 성찰과 함께 변화에 대한 의지를 촉구했다.
롯데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실적 부진과 다른 부문의 성장 둔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신 회장은 "기존의 성공 스토리와 위기 극복 사례, 관성적인 업무 등은 모두 버리고 게임 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신 회장은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됐다"며 "글로벌 경제 둔화, 국가간 패권 다툼,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할 전망이고 고령화·저출산·양극화·환경문제 심각화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기존의 틀을 깨고 시장의 룰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한 적당주의에 젖어 현재 상태에 안주하면 안된다고 당부했다.신 회장은 "우리 그룹은 많은 사업 분야에서 업계 1위로 성장해 왔지만, 오늘날도 그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 직원이 '변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해 나가는 위닝컬처(이기는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든 사업 부문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원 배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전략을 재검토하되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 달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임원인사 단행에 대해 신 회장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리더들을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롯데는 2018년부터 매년 두 차례 VCM을 개최하고 있다. 상반기 VCM은 전 계열사가 모여 그룹의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번 VCM에는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