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한국GM 노사, 파업 대신 한 무대…"트레일블레이저가 희망"

노사 "트레일블레이저 성공이 우선" 한목소리
카젬 사장 "내수 수출까지 한국에서 담당"
노조 "지난해 임단협 내달 타결 목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신임 노조위원장이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한국GM 노사가 트레일블레이저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한국GM은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다.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전폭·전고가 4425·1810·1660mm로 중형 SUV에 가까운 실내공간에 소형 SUV의 경제성을 갖춘 실용적인 차량이다. 기본 모델과 특화 모델인 RS, 액티브로 구성됐다.

지난해 전면파업 등 갈등이 극에 달했던 노사는 이번 신차 흥행에 협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회사의 경영정상화 성패를 결정할 모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올해 새로 취임한 김성갑 한국GM 노조위원장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트레일블레이저는 회사의 경영정상화 성패가 달린 사활에 매우 중요한 차량이라는 점을 공유했다"며 "차량의 성공을 위해 노조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는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며 "취임 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노사 입장을 조율했다. 올해 회사는 신차 성공을 토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노조도 신차 성공에 동등한 파트너로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평공장 전면파업을 단행할 정도로 갈등이 격해졌던 2019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3월이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신임 노조위원장이 트레일블레이저의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카젬 사장도 노조와 협력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노사 모두 한국GM에 견고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졌다"며 "지난해 막대한 시설투자도 단행한 만큼 미래를 위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희망"이라며 "한국에서 개발·생산했고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모든 과정을 한국에서 담당한다. 한국GM의 이정표나 마찬가지인 모델"이라고 트레일블레이저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신차 출시 기자간담회에 이어 열린 시승회에서 한국GM은 차량 1대당 트레일블레이저 개발에 투입된 연구원 1명이 동승해 주행 과정에서 기술적인 설명을 담당하도록 했다. 언론 매체를 상대로 한 신차 시승회에서 수십명의 연구원을 동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신차에 대한 한국GM의 애정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한국GM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를 통해 소형·준중형·중형 SUV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트레일블레이저로 인한 트랙스, 이쿼녹스 잠식 우려에 대해 카젬 사장은 "개발 과정에서 점진적인 시장 점유율 향상을 목표로 했다. 세 차종이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한편 트레일블레이저 가격은 기본 모델이 트림에 따라 1995만~2490만원, 오프로드에 특화한 액티브 모델 2570만원, 스포츠 디자인에 특화한 RS모델이 2620만원으로 책정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