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 "집은 투자 대상 되어선 안돼"

이해찬 "3주택이상 보유 비정상"
당·정, 더 강한 종부세 추진
정세균 국무총리(사진)가 “집은 투기는 물론 투자의 대상이 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주식 투자나 사업으로 돈을 번다면 박수 칠 일이지만 집으로 하는 건 아주 후진적이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은 대통령이나 장관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끊임없이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것을 적극 옹호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실체가 없다”며 “이로 인해 생활비가 오르고, 봉급을 더 줘야 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투기 근절은 우격다짐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며 “부동산 대책은 법과 제도하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3주택 이상을 보유한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며 다주택자 규제 강화 대책을 시사했다.
정세균 "집으로 돈 버는 건 국가경쟁력 갉아먹는 일"
총리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

정세균 국무총리(사진)는 16일 정부세종청사 출입기자단과 취임 후 첫 만남에서 “집으로 돈을 버는 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라며 정부 부동산대책을 적극 옹호했다. 하지만 “(부동산정책 추진은) 법과 제도하에서 하는 것이지 우격다짐으로만 되는 일은 아니다”며 무리한 규제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정 총리는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걸 막는 건 대통령이나 장관을 위한 게 아니다”며 정책 방향은 옳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 일 자체를 갖고 문제 삼는 건 옳지 않지만, 같은 일을 하더라도 좀 더 매끄럽게 하자는 주문은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하며 기업의 기를 살리고 민생을 위해 앞장서도록 하는 게 총리의 과제”라고도 강조했다. 정 총리는 “2006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됐을 때 ‘일하다 접시를 깨는 공직자는 용인하겠지만, 일 안 하고 접시를 그대로 놔둬서 먼지가 쌓이게 하는 공직자는 곤란하다’고 말했다”고 당시 취임사를 소개했다. 또 “우리나라의 아주 우수한 인재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곳이 공직사회인데 그곳이 활발히 움직이지 못하면 경제 활성화가 될 수 없다”며 “무사안일하면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적극 행정의 실천과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 탈피를 위해 면책제도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총리는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다. 부정과 비리가 개입되지 않은 한 책임을 묻지 않고,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국회에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우리 정부가 적극 행정과 관련해 작년에 노력을 많이 했다”며 “뭐든 ‘노(no)’라고 말할 준비부터 하는 대신 ‘예스(yes)’라고 말할 준비를 먼저 하도록 이끌겠다”고 덧붙였다.총리실 산하 각종 위원회를 대거 정리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정 총리는 “총리실 밑에 위원회가 57개가량 있는 것으로 아는데 별로 일하지 않는 위원회는 통폐합하고, 집으로 보내고, 정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잠자는 위원회’가 너무 많다”며 “잠을 깨우든지 아니면 퇴출시키든지 둘 중 하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국회의장이었다가 행정부 수장이 된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엔 “입법부 수장이었던 건 다 잊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각 정당 지도부와 인간적 교류도 있으니 소통에 유리할 것”이라며 “국회는 말할 것도 없고 각 부처, 국민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또 “복잡다단한 상황에서 국무총리가 돼 난제를 맡았지만 피할 수 없으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소통이 잘 이뤄져 국민이 덜 걱정해도 될 상황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미아/조미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