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은 옛말…4대 은행, 4년간 1만명 짐쌌다

작년에만 1680명 희망퇴직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고연봉 잔치를 벌여온 시중은행들이 '인력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지점 통폐합과 동시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거래비중이 커지는 등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려는 고육책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에서 최근 4년간 약 9950명이 퇴사했다. 지난해에만 1680명이 다니던 직장을 떠났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이유는 은행 인력의 역피라미드 구조를 개선하고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함"이라며 "또 빠르게 진화하는 금융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희망퇴직은 물론 지점통폐합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연초부터 4대 은행은 총 80여개에 달하는 지점을 추가로 통폐합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뱅킹을 통한 거래가 확대되면서 지점을 통한 대면 거래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출처=신한금융투자.
4대 은행의 모바일 뱅킹 거래 규모는 2019년 3분기말 기준으로 276조원. 지난 5년간 거래 규모는 연평균 19.9% 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창구거래의 비중은 57.8% 에서 50.8%로 쪼그라들었다.

은행들은 나아가 디지털 금융기업으로 탈바꿈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꾀하고 있다. 각 지점에 종이 없는 디지털 창구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태블릿 모니터로 서식을 작성해 비용 효율화를 꾀했다.

모바일 생태계 적응에도 적극적이다. 다른 은행 계좌까지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들은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하는 등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고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잔치를 한 배경에는 직원 수 및 지점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이유도 있었다"며 "올해도 은행들은 비용절감 노력을 이어가고 디지털 혁신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