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배기음 작곡가…'마세라티' 속 파바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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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기자의 [너의 이름은] 33번째
▽ 넷째 알피에리 주축, 마세라티家
▽ 세계적 테너 파바로티 닮은 배기음
▽ 전기차 도입 앞두고 변화 예고
18일 외제차 업계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오는 5월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전동화 모델을 최초로 공개한다. 프로젝트명인 'MMXX'는 로마자로 2020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MMXX 모데나 2020년 5월'이라고 적힌 티저를 공개하면서 공식화됐다.◆ 마세라티 가문 여섯 형제로부터
여섯 형제 중 유일한 예술가였던 다섯째 마리오(Mario)는 볼로냐 마조레 광장의 넵투누스(Neptunus·바다의 신-포세이돈) 조각상의 삼지창에서 모티브를 얻어 마세라티 로고 '트라이던트(삼지창)'를 만들었다.
1960년대부터는 8기통 엔진을 탑재한 모델 개발에 전념하며 미개척 분야였던 럭셔리 스포츠 세단 시장에 진출, 첫 번째 4도어 세단 콰트로포르테를 공개했고 1966년에는 기블리를 출시했다.
1997년에는 피아트 계열사인 페라리에 소유권이 넘어갔고 이 때부터 마세라티는 종전의 각진 디자인에서 부드러운 곡선의 디자인으로 변화를 단행했다.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마세라티와 페라리는 파트너십을 통해 이탈리아를 슈퍼카 강국으로 끌어올렸다.2013년에는 6세대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가 출시됐고, 201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알피에리를 선보이며 회사 창립 100주년을 기념했다. 마세라티는 브랜드 최초의 SUV인 르반떼를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이후 초고성능 슈퍼 SUV 르반떼 GTS와 르반떼 트로페오를 잇따라 출시했다.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를 상징하는 마세라티는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수작업으로 조립되는 V6와 V8 엔진을 장착한 고성능 모델을 생산한다. 모든 모델은 차량 전후 무게를 50:50으로 완벽하게 배분해 동급 차량 대비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한다.
◆ 예술로 승화시킨 배기음
마세라티의 엔진음은 이탈리아가 배출한 세계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와도 인연이 깊다. 1984년 마세라티가 본사를 파바로티의 고향인 모데나로 옮기면서 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마세라티의 열렬한 마니아가 된 파바로티는 직접 본사에 방문해 사운드가 탄생하는 순간을 지켜보며 참여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마세라티와 파바로티와의 만남 자체를 '역사적'이라고 표현했다. 마세라티의 치솟는 배기음이 파바로티의 고음 파트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그 이유다.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5가지 바이올린의 소리를 각각 피실험자에게 들려주고 심박 수, 혈류량 등을 측정하며 배기음을 조율한다. 실제로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가장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낸 바이올린은 '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였다.
전기차는 배기음이 없어 앞으로는 일정 음량 이상의 소음 탑재가 의무화된다. 때문에 마세라티는 전기차 출시를 목전에 두고도 배기음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