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현재 통화정책 완화적…정부 부동산정책과 상충 안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이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17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을 위한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향후 통화정책은 거시 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한은의 목표"라며 "(향후) 완화기조를 어느 정도로 유지할지는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부동산 경기를 과열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다만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수요와 공급, 시장 참여자의 향후 가격 예상과 기대, 정부정책 등 금리 이외에 다른 요인도 같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규제에 따라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등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의 중요성을 앞세워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건설경기는 몇 년간 호황에 따른 반작용으로 조정을 거치는 가운데 정부가 국가균형프로젝트, 수도권 주택 확대 공급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긍정적인 지표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올해 말 한은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답을 대신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올해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 한은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 정부에 정책제언을 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역할"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는 미시적인 재정정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에 대한 질문에는 "작년 11월에 올해 중후반쯤 가면 회복 국면에 들어선다고 말했는데 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D램 현물가격은 상승하고 고정가격은 하락하지 않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에 초과 수요로 전환한다고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