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15곳 전략공천지 확정…내주 공모 시작으로 '칼질' 착수

"총선 가까울수록 설화·공천갈등 '양대 뇌관' 조심해야" 목소리
더불어민주당이 17일 현역 의원 불출마지를 포함한 15곳의 전략공천지를 확정하고 내주부터 본격적인 심사 작업에 착수한다.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주택거래 허가제 발언 논란' 등으로 여권 내부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공천 국면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전략공천 선정지 목록을 보고 받았다.

앞서 전략공관위는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이자 '아들 세습공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의정부갑 등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구 13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해찬(7선·세종)·정세균(6선·서울 종로)·원혜영(5선·경기 부천 오정)·추미애(5선·서울 광진을)·강창일(4선·제주 제주갑)·박영선(4선·서울 구로을)·진영(4선·서울 용산)·김현미(3선·경기 고양정)·백재현(3선·경기 광명갑)·유은혜(재선·경기 고양병)·서형수(초선·경남 양산을)·표창원(초선·경기 용인정)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됐다.

지역위원장이 공석이던 부산 남구갑과 경북 경주도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됐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관위에서 선정한) 15곳을 전략 선거구로 결정했다"며 이들 지역 중 일부를 다시 경쟁지역으로 돌릴지 여부 등은 향후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내주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착수한다.

당내에선 전략공천 하마평이 이미 무성하다.

전날 공직에서 사퇴한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서울 용산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고민정 전 대변인 등 청와대 출신을 비롯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들 일부 역시 전략공천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초 이들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던 예비후보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문 의장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문 의장의 아들 석균 씨는 지난 13일 "문 의장의 길을 걷되 '아빠찬스'는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불출마자를 중심으로 '중진 험지 출마론'도 대두하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강창일 의원(4선)은 이날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3선 이상 중진급 험지 출마론은) 충분히 전략적 차원에서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내부 동요를 최대한 차단하고, 안정적인 선거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든 예비후보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신중히 논의 중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선대위 문제와 관련, "권역을 담당하는 위원장이 있을 수 있다"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당연히 (선대위원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전날 '선대위원장과 지역 출마 둘 다를 완벽히 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진의가 무엇인지 여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가 최근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발언한 것을 비롯해 여권 내부의 잇단 '설화'를 놓고는 자성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략통인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총선이 가까워져 올수록 공천 갈등과 설화라는 두 가지 뇌관을 조심해야 한다"라며 "지금부터 더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강창일 의원도 "자만은 금물이다.

자만하면 망한다"며 "이것을 지도부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곽 변호사가 충청권 출마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문 의장 아들 공천 등과 겹쳐 정치적 공격 포인트가 될까 걱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