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겨울철 이상 온난…"영상 4.3도, 140년만의 최고치"(종합)

"대서양 온난 대기층 러시아 대륙으로 지속 이동하는 것이 원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겨울철 이상 온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모스크바 기상 당국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낮 기온이 섭씨 영상 4.3도까지 올라가 지난 1925년 같은 날 세워진 기존 기록보다 0.1도 더 높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기상 당국은 이는 모스크바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1월 17일 기록으론 140년 만의 최고치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날 저녁에도 모스크바의 기온이 섭씨 영상 3.2도까지 올라가 역시 1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기상당국은 "16일 낮 기온은 영상 3도 정도를 유지했으나 저녁 10시께는 3.2도까지 올라갔다"면서 "지금까지 모스크바의 1월 16일 최고 기온은 1925년의 3.1도였다"고 밝혔다.

기상당국은 올해 들어 모스크바의 평균기온은 예년과 비교해 8.7도나 높고, 겨울이 시작된 지난 12월부터 계산하면 7.4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에선 지난 12월 18일에도 저녁 기온이 영상 5.4도까지 올라가 지난 1886년 같은 날에 세워진 최고 기록인 영상 5.3도를 넘어선 바 있다. 기상 당국은 1월에는 모스크바에서 비교적 온난한 기온이 유지되다가 2월 들어서는 영하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하의 강추위가 보통인 겨울철에 이상 온난 현상이 지속하면서 그 원인에 대해서도 갖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상 기온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의 한 하원 의원은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기후 무기를 시험하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러시아 기상청 청장 대리 로만 빌판드는 "대서양에서 형성된 온난 대기층이 (러시아쪽) 대륙으로 지속해서 이동하면서 러시아의 유럽 쪽 지역에서 영상 기온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