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또 회계부정 스캔들…일본증시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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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IT서비스 자회사가2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저질러 2017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서 퇴출된 정보기술(IT) 기업 도시바가 또다시 부정회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써 올해 도쿄증시 1부 복귀를 노린 도시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매출 200억엔가량 부풀려
작년 상반기 결산 다시 하기로
신뢰 회복 물거품…주가 폭락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의 연결자회사인 도시바IT서비스는 지난해 일본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거래하지 않은 채 장부상으로만 ‘순환 거래’를 했다. 이를 통해 매출 200억엔(약 2101억원)가량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상반기 도시바의 디지털 부문 수익 증가분 231억엔의 대부분이 과대 계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상반기 결산을 취소하고 새로운 결산을 발표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2015년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경영 손실을 감추기 위해 7년간 2248억엔(약 2조3629억원)을 분식회계한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채무 초과 등으로 2017년 8월 도쿄증시 1부 시장에서 2부 시장으로 강등됐다이후 내부 통제를 강화해 도쿄증시 1부 복귀를 노려왔지만 또다시 부정회계가 탄로나면서 복귀 심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회계 문제와 관련해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물거품됐다는 평가다.
악재가 터지면서 도시바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도쿄증시 2부에서 도시바 주가는 3.54% 하락했다. 장중에는 2019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인 5.18% 떨어지기도 했다. 도시바 측은 지난해 매출(3조4400억엔)에 견줘보면 이번 회계부정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전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구보타 도모이치로 마쓰이증권 연구원은 “도시바가 조만간 도쿄증시 1부로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는 푹 꺼지고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도시바는 1875년 다나카제작소로 창립됐으며 1909년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의 제휴로 자본 및 기술을 교류하면서 성장했다. 2차 세계대전 후 가전제품 붐에 힘입어 일본의 대표적인 종합전기기기 제조 회사로 자리잡았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