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에도 北개별관광 시동거는 정부…교착타개 '물꼬' 기대

하노이 노딜로 남북관계 급랭…올해 "북미만 바라보지 않겠다" 연장선
'관광산업 육성' 김정은 관심사와도 맞물려…北 호응이 관건

정부가 남북교착 국면과 일부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대북 개별관광' 추진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여 주목된다.통일부 당국자는 20일 오전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 언론 설명)을 자청하고 정부가 구상하는 대북 개별관광의 개념과 추진 가능한 방식 등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실무 차원의 설명'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배포한 참고자료에서도 개별관광이 제재와 무관하다는 설명부터 신변안전보장, 방북승인 등 주요 쟁점 사항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아울러 여행사나 비영리단체를 통한 개별관광이라고 한정하면서도, 북측 당국과 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먼저 협의를 제안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따라 실무적인 검토를 마치는 대로 남북 당국 간 협의를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이런 분위기는 무엇보다 대북제재 하에서도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올해는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어떻게든 풀어야 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구상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인 셈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이미 여러 차례 북미대화와 별개로 남북협력에 있어 '독자적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진전된 남북관계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며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라는 결실을 보았듯, 남북관계 회복을 통해 북미교착 타개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제재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협력 사업 중에서도 '개별관광'이라는 다소 생소한 카드를 꺼낸 배경도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제재 장기화 상황에서 관광산업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마식령스키장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등을 잇따라 개장하고 해외 여행사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조건부 재개에 합의한 금강산 관광 문제가 작년 10월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일방 통보로 오히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는 시각이 있다.

통일부 당국자도 "개별관광을 통해서 새로운 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북한의 화답 여부다.

이론적으론 북한이 기존에 운영 중인 외국인 대상 관광상품 판매 대상에 남측 주민도 포함할지만 결정하면 된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처럼 사업자를 통한 '당국 간 관광협력 재개'보단 부담이 덜할 수 있다.그러나 일각에선 북미교착 국면 이후 남북관계를 사실상 '외면'하는 상황에서, 남측의 제안에 당장 호응할 명분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