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경련 회장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륜과 지혜 그립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허창수 회장은 20일 전날 별세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황무지와 다름없던 이 땅에 처음 기업을 세우고 끊임없는 도전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적인 그룹을 일군 신화 같은 존재"라고 추모했다.

전경련은 전날 신 명예회장 별세 직후 논평을 통해 고인을 애도한 데 이어 이날 허창수 회장 명의의 추도사를 내고 이같이 고인을 기렸다.
허 회장은 추도사에서 먼저 "갑자기 저희를 떠나시니 아픔과 허전함이 밀려온다"며 "이제 회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진다"고 슬퍼했다.

이어 신 명예회장이 1967년 롯데를 세우고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 "롯데를 통해 식품, 관광 산업 발전을 이끌고 선진 문물을 도입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는 고인이 생전에 '기업보국'(企業報國·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 도움을 아끼지 않았고 외환위기 시절 대규모 외자도입으로 한국 경제에 숨통을 틔우고 사유재산을 기업에 보태는 등 헌신했다"고 기억했다.허 회장은 고인이 '관광 입국'에도 뜻을 두고 글로벌 수준의 호텔과 백화점을 만들었으며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를 세웠다고 추억했다.

또 직접 스포츠 구단을 만들어 뛰어난 선수를 길러내고 어려웠던 시절 바둑, 권투 등 종목에 대한 후원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키워내는 등 문화·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고인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도움도 아끼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를 넘어 해외 구호, 의료 봉사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치료했다"고 기억했다.허 회장은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고인의 경륜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묵묵히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고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애도했다.

허 회장은 "고인이 꿈꾸던 높은 뜻이 우리나라 최고의 타워에 머물러 있듯 고인의 길 또한 영원토록 이 땅에 남아 이어질 것"이라며 "후배들도 그 뜻을 소중히 이어받아 고인의 길을 지켜나가겠다"고 추도사를 맺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