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낙연 "빈손으로 기적"…해리스 미국대사도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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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 서울 아산병원 빈소 현장
▽ 이낙연 김형오 박희태 오거든 등 정치권 조문
▽ 미국, 이스라엘, 멕시코 대사 등 해외 인사도
▽ 김형오 "신화적 성공을 한 기업인의 표상"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0일 오후 1시52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10여분간 조문을 한 이 전 총리는 "개인적으로 고인을 뵌 적은 없지만, 빈손으로 일어나서 고도성장을 이루고 기적 같은 성취를 했다"며 "한국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주역들 중 한 분이었는데 그 어른마저 떠나시게 되어 애도를 표하러 왔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선 방문한 건 아니다"라며 "역사엔 공과가 있기 마련인데, 과는 되돌아보고 시정해 가야 되는 것이지만 아쉬웠던 점을 조문객이 장례식장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부터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10시18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생전 고인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생전에 두 차례 정도 뵀을텐데 고인한테 부담을 많이 드렸다"며 "노후된 영도다리의 전면 교체 비용을 시에 의존하지 말고, (롯데에서) 부담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교체비용은 롯데가 다 부담했다.
그는 "그것만해도 상당히 훌륭한 결단을 내린 것인데, 옆에 해안도로는 부산시에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당신(신격호 명예회장)이 하라고 했다"며 "돌아가신 신 회장님한텐 내가 마음의 빚이 많다"고 회상했다. 이어 "흔쾌하게까진 아니지만, 계속 말씀드렸더니 받아들였다"며 "기업인이 나라를 위해 기여할 때는 기여를 해서 아주 좋은 점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1시께엔 오거돈 부산시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각각 빈소를 찾았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명예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오전 11시50분께 박희태 전 국회의장도 빈소를 찾았다. 박희태 전 의장은 힘에 부친 듯 한 손으로 벽을 짚은 채 신발을 벗고 빈소에 들어갔다.
약 20여분간 조문을 마친 박 전 의장은 "남자로 태어나서 참 큰일하셨다. 부럽다"며 "전 국민의 추앙을 받으니 얼마나 행복스럽냐.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 명예회장이 이룬 업적에 대해 묻자 박 의장은 "그걸 어떻게 필설로 얘기할 수 있겠냐"며 "신화적 존재"라고 강조했다.
주한 해외인사도 빈소를 찾았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오전 빈소를 조문했고, 하임 오셴 이스라엘 대사, 브루노 멕시코 대사 등 주한 해외인사도 빈소를 찾았다.
고은빛/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