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학생들, 기소당한 조국 상대로 '파면 촉구 서명 운동' 돌입

"교육자 자리 유지하는 것 가당치 않다"
"서울대, 세계에서 가장 우스운 대학 될 것"
서울대, 수사자료 받아 직위해제 검토 돌입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서울대 직위해제 및 파면을 촉구하며 국민 서명 운동에 돌입한다.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20일 "조국 교수는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면서 "이미 드러난 거짓말만으로도 교육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라며 국민 서명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이어 "권력형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 조 전 장관이 서울대에서 계속 형법을 가르친다면 더 이상 서울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서울대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고 서울대 법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스운 대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조 전 장관에 대한 비리 혐의 수사자료를 검찰로부터 추가로 넘겨받고 본격적인 직위해제 여부 검토에 나섰다.

서울대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뇌물수수 등 혐의로 조 전 장관을 기소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당시 검찰이 보낸 '처분 결과 통보서'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 직위해제 등에 관한 내부 검토를 하기엔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서울대의 설명이었다. 그로 인해 서울대는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자료를 검찰에 추가 요청했다.이후 서울대는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조 전 장관에 대한 '공소사실 요지 설명자료'를 넘겨받았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으로 기소된 자료는 아직 검찰로부터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대는 교수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되면 학생 수업권 보장을 위해 직위해제가 가능하다는 사립학교법 규정에 따라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직위해제 상태에서는 첫 3개월간 월급의 50%가 지급되고, 이후에는 월급의 30%가 지급된다.

조 전 장관의 직위해제 결정과 별도로 파면이나 해임·정직 등을 논의하는 '징계 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다. 총장이 직접 징계 요구를 하면 징계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만큼, 현재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교무처 관계자 등이 조 전 장관의 징계 절차 착수 여부에 관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징계 여부와 수준이 결정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에서 사퇴한 뒤 지난해 10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직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9일 법학전문대학원 교무과에 2020학년도 1학기 강좌로 '형사판례 특수연구' 개설을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31일 가족 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무마시킨 혐의(직권남용)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