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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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1787)에는 천하의 호색한 돈 조반니의 하인 레포렐로가 자기 주인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돈나 엘비라를 향해 경고하는 유명한 노래가 있다. 주인의 카탈로그에 정복했다고 적힌 여인이 이미 이탈리아에 640명, 독일 231명, 프랑스 100명, 터키 91명, 스페인에는 1003명에 달하니 사랑을 단념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극에서는 이 많은 여인들을 단 세 명의 캐릭터, 즉 호색한을 증오하는 돈나 안나, 잊지 못하는 돈나 엘비라,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체를리나로 압축했다.
모차르트나 대본작가 로렌초 다 폰테가 천재라서 셋으로 줄일 수 있었다기보다는 ‘3’이라는 숫자가 워낙 절묘한 덕분이다. 서로 반대되는 두 성향과 중도 성향을 간단하게 표시할 수 있다. 오페라에서는 양극단인 돈나 안나와 돈나 엘비라보다 신분이 낮은 체를리나가 가장 쉽게 행복을 찾는 듯 보인다. 양 진영으로 쪼개진 우리 사회에서도 유연한 중도파가 늘어나야 사회가 안정되지 않을까 싶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