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수색 난항에 애타는 가족…시간은 가고 날씨도 변덕

눈사태 등으로 연일 수색 중단…AFP "매몰자 2시간 이상 생존 가능성 작아"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한국인 4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지 21일(이하 현지시간)로 5일째에 접어들면서 사고 현장 부근 도시 포카라에 가 있는 실종자 가족도 애를 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현장에서는 눈사태와 기상 악화로 수색이 연일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 구조 당국과 사고 현장 인근 주민은 전날 오전 8시부터 수색을 시작했으나 눈이 내리는 등 기상이 나빠지면서 오후 1시 15분께 중단했다.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모처럼 날씨가 좋아 수색이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오후 들어 기상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전날인 19일에도 오후 들어 눈사태와 기상악화로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네팔 구조 당국 관계자는 "사고 현장 인근에서는 지금도 눈사태가 계속 나고 있다"며 "날씨도 좋지 않아 적극적인 수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이라고 산악전문가들은 말했다.지난 20일 현지 구조책임자인 카스키 군(district)의 D.B. 카르키 경찰서장이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희망을 전했지만, 이는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눈사태에 휩쓸려 묻힐 경우 두 시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실종자를 찾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카르키 서장은 "한국인, 네팔인 등 전체 실종자 7명 중 6명이 매몰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엔 현재 눈과 얼음이 많이 쌓인 상태라 햇볕이 매일 들어도 녹는데 한 달 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날씨가 좋지 않으면 눈 녹는 시간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포카라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 6명 중 4명은 20일 오전 직접 헬리콥터를 타고 사고 현장을 돌아봤다.

이들은 사고 현장에서 돌아온 뒤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가족은 취재진 등 외부와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신속대응팀은 20일부터 가족을 대상으로 매일 정례 브리핑을 하며 수색 현장 상황을 자세하게 알리고 있다.

앞서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해발 3천230m)에서 하산하던 도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