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확산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는

사스·메르스처럼 동물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비롯
기침·발열·호흡곤란 증상…바이러스제 복용·항생제 효과없어
살아있는 동물·감기환자 접촉 삼가고, 육류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중국 우한의 한 수산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집단 발병해 이른 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자 수가 불어나고, 국경을 넘어 한국, 태국, 일본 등으로 퍼짐에 따라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다수가 고향을 찾는 한국의 설 명절, 연인원 4억명이 이동하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를 앞두고 중국 당국이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을 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첫 발현지인 후베이성 우한 경계를 벗어나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 공개한 환자 수는 218명에 달한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의 보건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향후 1천7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가 2003년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킨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2002년 말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사스는 중국 당국이 발병 초기에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제대로 된 초동 대응을 하지 못한 탓에 37개국에서 8천명을 감염시켜 774명의 사망자를 냈다.

2012년 한국도 강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에서 파생된 전염병으로, 2천500명을 감염시켜 이 가운데 35%의 목숨을 앗아갔다. 다음은 지구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BBC, 가디언 등 외신들의 정체 설명과 치료법, 예방법 소개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와 가장 유사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형이라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됐다.

광범위한 바이러스군(群) 중 하나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해 총 7종류가 인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유전체계 분석 결과 다른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사스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중국이 푸단대학교를 통해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 유래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동성이 89.1%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동성은 유전자가 유사한 정도를 나타낸다.

또 사스, 메르스와는 상동성이 각각 77%, 메르스와는 50%로 분석됐다.

▲ 동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 = 에볼라의 사례처럼 대처가 까다로운 신형 바이러스는 보통 동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동물로부터 유래된 코로나바이러스성 질병으로는 사스와 메르스가 있다.

메르스의 경우 단봉 낙타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스와 메르스 모두 원래 숙주로는 박쥐가 지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들처럼 동물 또는 해산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감염자 상당수가 인구 1천100만명을 거느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중심부의 화난(華南) 수산도매시장 상인들과 단골손님들이라는 것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난 시장에서는 수산물뿐 아니라 야생동물도 거래돼 왔다.

▲ 증상은 기침·발열·호흡곤란 등…항바이러스제 복용해야=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과 함께 기침, 숨가쁨, 호흡 곤란 등 폐렴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으며, 감염 시 항바이러스제가 증상 완화용으로 처방될 수 있다.

입원 환자는 수액과 호흡 보조장치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회복은 면역력에 좌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사람 간 감염도 확인 = 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일부 사람 간 감염도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20일 광둥(廣東)성에서 보고된 2건의 감염 사례가 사람과 사람 간 전염에 의한 것이며, 의료진도 감염됐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보건당국은 현 시점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처럼 사람 간 전염이 쉬운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이 동물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친밀한 접촉이 일어났을 경우 일부 제한적인 사람 간 감염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막으려면 = 보건 당국은 우선 살아있는 동물과 보호 장구 등을 갖추지 않은 채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한, 육류와 계란은 완전히 익혀 먹고, 감기나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지닌 사람들과 접촉을 삼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