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TK의원 50% 넘게 교체"…간판급 인사들 '험지 차출'도 공언

"새보수당과 통합논의 고려
대상 지역 공천심사 미룰 것"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사진)이 대구·경북(TK) 의원들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보수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 공천은 미루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며 4·15 총선에서 TK 지역의 현역 교체율이 당에서 제시한 50%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3분의 1 컷오프(공천 배제)보다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밀겠다는 뜻이다. 그는 “치열한 내부 경쟁을 거친 TK 의원들은 억울할 것”이라면서도 “그걸 하지 않으면 국민은 ‘물갈이’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핵심 기반인 TK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 당 쇄신 이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이 지역 23개 지역구 중 한국당은 19곳을 장악하고 있지만 정종섭 의원만 불출마를 선언했다.간판급 인사들의 ‘험지 차출’도 공언했다. 그는 “당에서 큰 역할을 했거나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분들은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유권자들도 뼈를 깎는 노력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에 대해서는 “황 대표가 국회의원 하려고 들어온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갈음했다. 황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하지 못하더라도 ‘험지’에 나가 승부수를 던지는 선택이 바람직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보수통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미우나 고우나 한국당이 (통합의)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도 “공관위 활동이 통합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새보수당 현역 의원 8명의 지역구 공천심사는 후순위로 놓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해당 지역) 공천 심사를 (한국당이) 마치면 그 사람들(새보수당 의원들)이 오겠나. 그런 배려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도·보수통합 협의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이르면 22일 구체적인 통합 일정과 범위 등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한다. 무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혁통위가 추진하는 통합신당에 합류한다. 원 지사는 “중도·보수세력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적극 공감한다”며 “저 역시 이런 흐름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제주를 방문해 원 지사에게 통합신당 합류를 제안했다.한국당과 새보수당도 통합 논의를 위한 양당 협의체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우리 쪽 창구는 보수재건위원회가 맡을 것 같다”고 언급, 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 논의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당은 혁통위 위원인 김상훈·이양수 의원 중 한 명을 활용하기로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