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女쇼핑객 겨냥…아예 객실에 캡슐형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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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트리동대문의 파격동대문 패션 상가에 동아시아 여성들이 몰리며 인근 호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이파크킹스타운, 노보텔앰배서더동대문 등 인근 호텔의 객실점유율(ADR)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객실점유율은 호텔이 판매한 객실 수를 전체 객실 수로 나눈 값으로 호텔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중화권 2030 쇼핑객 급증
동대문 고급 호텔도 특수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14~23층에 들어온 스카이파크킹스타운은 쇼핑과 숙박이 한번에 이뤄져 아울렛과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작년 객실점유율은 전년 대비 7%포인트, 2018년엔 전년 대비 17%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호텔 로비에는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훙들도 찾아온다. 옷을 산 뒤 곧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방송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도 덩달아 매출이 늘었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 외국인 매출만 따지면 31% 이상 증가했다.
2018년 문을 연 노보텔앰배서더동대문의 객실점유율도 높아졌다. 5성급 호텔로 다른 호텔에 비해 객실 가격이 3만~4만원 더 비싸도 인기다. 작년 객실점유율은 전년에 비해 15%포인트 올랐다. 이번 달에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동대문 호텔의 성공을 눈여겨본 파르나스호텔은 쇼핑객을 위한 전초기지를 세웠다. 지난 14일 문을 연 파르나스호텔 계열의 ‘나인트리동대문’은 콘셉트를 20~30대 동아시아 여성 쇼핑객에게 맞췄다. 입구부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붙은 교통카드 자판기와 수화물 측정기를 비치했다. 로비층에는 옷 봉투를 보관하도록 1㎥ 크기의 보관함을 110개 들였다. 키오스크(무인단말기)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대만·홍콩 여행객을 위해 광둥어도 지원한다.객실도 쇼핑에 최적화했다. 호텔업계 최초로 4인용 벙커 침대를 넣었다. 벙커 침대는 캡슐형 침대로 호텔보다는 유스호스텔, 게스트하우스에서 주로 사용한다. 38㎡(약 11평) 크기의 방에 2층 침대를 두 개씩 배치했다. 여유 공간에는 옷 보따리를 올려놓을 수 있는 소파 2개를 창가에 붙였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