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 큰 별이 지다,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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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원, 폐암 치료 중 사망원로 코미디언 남보원이 사망했다. 향년 84세.
성대모사의 달인, 만담 개그의 1인자
지난해까지 일정 소화했지만…급격한 건강 악화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는 21일 "남보원이 서울시 용산구 순천향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인은 평소에 앓아왔던 폐렴으로 알려졌다.남보원은 지난 1년 동안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회복되면 행사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정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 15일 일산에서 진행된 '통일실천축제한마당 100년의 꿈 콘서트' 무대에도 후배 가수, 개그맨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연초부터 건강 이상을 보였고, 이후 회복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어 치료와 퇴원을 번복하다가 결국 폐렴으로 사망했다. 남보원은 1936년 3월 5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났다. 1963년 영화인협회 주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에 오르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극장과 TV, 영화까지 종횡무진하며 한국 대표 코미디언으로 활동해왔다. 남보원은 특히 사물, 사람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복사해내는 성대모사로 큰 인기를 모았다. 아무런 재료 없이 홀로 무대에 올라도 입담과 성대모사만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일제시대 태어나 한국 전쟁을 겪으며 직접 경험한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모사, 폭격기 폭격음 등은 남보원의 전매특허로 불렸다.
특히 2010년 먼저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백남봉과 때론 라이벌로 때론 만담 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인기를 모았다. 당시 남보원은은 백남봉의 빈소에서 "하늘에서 다시 만나 '투맨쇼'를 하자"면서 비통함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랫동안 코미디라는 분야에 종사하며 원로 코미디언으로 후배들을 지원하면서 1996년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 1997년 제4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 2015년 제3회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부문,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한편 남보원의 빈소는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장지는 남한산성에 있는 가족묘다. 발인은 오는 23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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