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적기지 공격무기 개발 중"…전수방위 원칙 무력화

장거리순항미사일·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EMP탄도 개발 중
일본은 공격을 당했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 때문에 자제해 온 적기지 타격 능력 보유를 사실상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본 언론에서도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이 반격을 위한 적기기 공격(반격) 능력을 보유해야 할지가 최근 집권 자민당 회의에서 심각하게 논의됐으며 실제로는 이미 적기지 타격이 가능한 무기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11월 자민당 북한 핵실험·미사일 문제 대책본부 임원 회의에서 북한이 같은 해 13차례에 걸쳐 일본이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발사체를 쏜 것과 관련해 적 기지 공격 능력 문제가 논의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북한의 행동을 용납해서는 안 되며 이런 행동을 하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느끼도록 일본 정부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하야시 모토오(林幹雄)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적기지 반격 능력을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언급했고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이에 회의에 출석한 외무성 간부가 "적기지 반격 능력은 헌법상 지니고 있으나 정책으로서는 하고 있지 않다.

하려면 정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방위상 경험이 있는 자민당 관계자는 '종래의 방식으로는 일본을 완벽히 지킬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에 대한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요미우리는 그럼에도 적 기지 공격이 가능한 정책이 진행 중이라고 규정했다.

대표적으로는 항공자위대 F15 전투기에 사정거리 약 900㎞인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2021 회계연도에 탑재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구상을 적 미사일의 사정권 밖에서 공격하는 '스탠드오프(standoff) 방위 능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 외에도 도서 방위용 고속활공탄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장비는 사정거리가 최대 1천㎞에 달해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장비로 여겨진다.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나 도서방위용 고속활공탄 등은 의외로 국회에서 큰 쟁점이 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없으면 자위대 조종사의 목숨을 지킬 수 없다고 설명하는 등 공격 무기라는 성격에 물타기를 했다.

방위성은 EMP(전자기펄스)탄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방위성이 개발 중인 EMP탄은 핵을 사용하지 않고 효과가 미치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인명을 살상하는 일이 없이 전기·통신 등을 무력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위대의 한 간부는 "EMP탄을 사용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쏘려고 해도 쏠 수 없다. 이동식 발사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