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국방 접한 문대통령…"미국 드론작전, 세계 놀라게 해"

'호르무즈 파병' 결정일 국방부 업무보고…"4차혁명 맞아 속도있는 접근" 강조
대형 스크린 훈련시스템 보며 "재난구조·게임에도 쓸수 있겠다"
정총리 "튼튼한 국방 있어야 평화 가능하고 경제도 발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계룡대에서 국방부로부터 2시간 30분에 걸친 업무보고를 받고, 첨단기술을 적용한 우리 군의 훈련체계 시연 등을 관람하며 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문 대통령의 계룡대 방문은 이날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아덴만에 파견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는 사실상의 '독자 파병'을 결정한 것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얼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미국의 드론 작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폭사시킨 일을 언급한 것으로, 이후 중동에서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진 바 있다.일부에서는 이런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가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에도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와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한층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이처럼 언급하며 한국군의 무인기 기술 및 전력화 수준, 대응 능력 등에 대해 질문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에 "무인기는 각 군에서 이미 운영 중이며, 중고도 무인기는 개발이 완료돼 조금 보완하면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답했고, 문 대통령은 이에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속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정 장관은 또 "한반도 및 국제사회 안보 상황은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 이행도 필요하다"며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며 지속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이번 현충일은 독립·호국·민주를 아우르는 국민 통합 행사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상황을 질문했고, 박한기 합참의장은 "지난해 초기 전환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올해는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업무보고의 핵심 메시지는 강한 안보와 책임 보훈"이라며 "튼튼한 국방력이 있어야 평화도 가능하고 경제도 발전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군사대비 태세, 국방 R&D(연구개발), 방위사업 규제개선, 국방 안전관리, 병역문화 개선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 및 대응을 당부했다고 한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 후 국방부가 추진 중인 4차산업혁명 기반 '스마트 국방혁신' 관련 훈련 체계를 지켜봤다.

5면을 둘러싼 대형 스크린에 전장 화면을 구현한 소규모 과학화 훈련 시스템을 지켜본 문 대통령은 "가상현실로 실전과 같은 훈련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게임 산업에 활용할 수도 있겠다"고 평가했다.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한 조종사가 비행교육 훈련 시스템 시연을 마치자 문 대통령은 박수로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국산 전투기를 수출할 때 훈련 시스템도 같이 수출하면 좋겠다"며 "교육생들이 실제 비행할 때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상용화하면 재난구조 시 접근로 파악, 게임 콘텐츠 등 많은 곳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처치와 이송, 수술까지 원격으로 살펴볼 수 있는 이동 원격진료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원격진료 체계를 군에서 쓰는 데 규제가 없는지 묻고 "군은 규제특례를 먼저 허용해 시범 운영을 확대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에 앞서 해군 2함대와 공군 항공우주작전본부, 육군 22사단 GOP, 레바논에 파병 중인 동명부대를 각각 화상으로 연결해 대비태세를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동명부대장 김도열 대령에게 "우리와 환경이 많이 다르고 지역 정세도 상당히 불안한데 장병들 모두 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문 대통령은 "설이 다가오는데 그 기간에도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장병들의 마음도 잘 위무(慰撫·위로하고 달램)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