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원 부인 "남편, 마지막까지도 누워서 노래하며 공연"

주길자 씨 "최고의 남편이자 아빠…위로해 준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감사"
"40년 넘게 한결같이 함께 다녔는데, 갑자기 가니까 기가 막히지…"
원로 코미디언 고(故) 남보원(본명 김덕용)의 평생 동반자 주길자 씨는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연신 찍어내며 목멘 소리로 입을 열었다. 주씨는 2018년 KBS 2TV '불후의 명곡' 추석 가족특집에 남보원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아내이자 매니저로서 한평생 함께한 남편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한 그는 22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빈소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병원에 갑작스럽게 실려가 5일 만에 떠났다.

마지막으로 말을 남길 새도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작년 가을까지도 무대 위에 올랐고, 의식이 없던 마지막 순간까지 코미디를 놓지 않았다고 주씨는 전했다.

"운명하실 때도 그 의식 속에서도 노래를 하면서 폐에 호흡이 짧아 안 올라온다고 했어요.

(흐릿한) 의식 속에서도 호흡이 안 올라간다고 '타타타' 하고, 누워있으면서도 공연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딸에게 '네 아빠는 잠자면서도 저런 공연을 하고 있구나' 했지. 우리 양반은 행동이 다 공연이에요.

자기가 그걸 너무 즐기니까.

"
갑작스러웠던 남편의 죽음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어제도 옆에 놓고 오는데 기가 막히지. 말을 할 수가 없다"며 눈물짓던 그는 가족들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릴 때만큼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빠로서는 최고의 아빠죠. 딸하고 친구같이 지내고…. 마지막으로 갈 때도 (딸이) 아침저녁으로 목욕시켜주고 '아빠 이거 잡수세요' 다 하고. 우리 세 식구는 친구처럼 지냈어요.

자식한테는 배려 잘 해주고, 마누라한테도 최대한으로 이해를 해주는 남편이었어요.

"
주씨는 비보를 듣자마자 빈소로 달려온 동료,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준형 씨, 정종철 씨 등 어제 너무 많이 와줬는데 기억을 다 못하겠다.

감사드린다. 코미디언들 정이 끈끈해서 보기 좋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