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영유아 공연…예술의전당 어린이 돌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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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공연장 놀러 오세요"공연 애호가인 30대 여성 A씨는 한참 동안 공연장을 찾지 못했다. 출산 이후 2년여간 육아를 하느라 공연을 보러 가기 힘들었다. 아기와 함께 즐길 공연이 전혀 없었고, 누군가에게 아이를 맡길 여건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다양한 선택지가 생겨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 공연장이 아기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거나 공연을 볼 동안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예술의전당은 최근 주 출입구인 비타민스테이션에 7세 이하 영유아를 위한 예술문화 체험공간인 ‘1101 어린이라운지’를 열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공연장을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공간으로 ‘1세부터 즐긴 예술이 101세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를 라운지 이름에 담았다. 1000㎡ 규모로 120여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오감으로 감상하는 체험 전시, 창의 예술작품 만들기 등 다양한 예술 체험과 놀이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며 부모들이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 이용료는 두 시간 기준 2만원이다.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부모들이 출산과 육아로 공연이나 전시 관람 기회가 단절돼 왔다”며 “어린이 돌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부모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은 생후 24개월 이하 아기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공연 ‘다섯 하나’를 자체 기획해 오는 4월 22~26일 S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부모와 아기가 함께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다양한 놀이를 하며 공연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세종문화회관이 기존 유아 공연보다 더 낮은 연령대인 24개월 이하 영아 대상의 공연을 기획, 제작하는 것은 처음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번 영아 대상 공연 제작을 비롯해 공연장 문턱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다. 지난달 열린 ‘인디학개론’ 공연에선 맥주 반입을 허용했다.8월과 11월에 열리는 ‘해리포터 필름콘서트’에선 팝콘과 콜라 반입을 허용한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관객들이 공연장에서도 편안한 상태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오페라 공연에서는 와인을, 어린이 공연에서는 사탕을 제공하는 등 작품 특성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