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관위 마침내 출항…"黃, 공천업무서 손떼라"

예년보다 늦은 출범에 잰걸음…'통합 촉진' 공천관리 중점
김형오 "어떤 잡음과 외부 압력에도 굴하지 않겠다"

자유한국당이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고 4·15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본격적인 칼을 빼 들었다.김형오 공관위원장과 8명의 공관위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곧바로 첫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공관위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7일 2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이번 공관위는 예년보다 다소 늦게 출범한 만큼 향후 일정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관위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총선 후보를 공모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표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2040 청년 공천 30%'를 공언한 만큼, 향후 공관위 논의도 정치신인 및 청년들의 여의도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경선 과정에서 정치신인과 현역 정치인의 조직·지명도의 현격한 차이를 보정할 만한 가산점 등 경선룰 개정도 예상된다.

이는 현역 의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 예고와도 맞물려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지난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TK와 부·울·경 등 영남권 텃밭의 경우 물갈이폭이 50%를 상회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통합 과정도 공관위 활동의 핵심 변수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공관위 활동이 통합에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된다.

오히려 통합을 촉진하는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진영 정당 및 단체가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등에선 통합신당 창당에 성공할 경우 공천 시 완전 국민경선제나 국민배심원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된다.

따라서 한국당 공천은 인적 쇄신과 인재 영입, 나아가 보수통합까지 염두에 둔 고차 방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의 입김 가능성, 대대적 물갈이에 따른 공천 반발 및 계파 갈등 등 공천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각종 잡음을 해소하는 것도 공관위에게 주어진 과제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이번 공관위에 당의 사활이 달렸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다음 대선도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총선까지 남은 80여일은 차기 정권 임기까지 포함한 향후 7년을 건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공관위 첫 회의에서도 "어떤 잡음과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김형오 위원장), "애국심과 양심 딱 두 가지만 갖고 임하겠다"(김세연 위원), "공천업무에 관해선 황교안 대표를 포함한 당에서는 손을 떼 달라"(이석연 위원) 등 각오가 나왔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원 명단이 공개됐을 때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한국당은 물론 기존 정치권과도 연이 없었던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관위원 면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좀비정당', '당 해체' 등을 거론하며 불출마 선언을 한 김세연 의원이 공관위원에 포함된 것도 이목을 끌었다.한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가 공관위 구성을 추인하자고 했을 때 최고위원 중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다만 보수통합 스케줄을 고려했을 때 이 시점에 공관위를 구성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선 이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