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中 우한에 '여행자제' 경보…직항 항공기 전면 중단

국내 증상자는 모두 음성

사흘째 추가 확진자 없지만
설 연휴 맞아 보건당국 긴장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 ‘여행자제’를 발령했다. 한국과 우한 간 국내 항공편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외교부는 23일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행자제는 여행경보 2단계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전역엔 여행경보 1단계인 ‘여행유의’를 발령했다. 외교부는 “우한시에 체류 중인 국민은 신변 안전에 특별히 유의하고, 이 지역의 여행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항공편도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부터 취항 예정이었던 인천~우한 노선을 중단했다. 24일 인천에서 우한으로 떠나는 대한항공 KE882편도 운항이 취소됐다. 대한항공과 중국 남방항공은 오는 31일까지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인천~우한 직항 노선은 주 10회(왕복 20회)다. 중국남방항공 4회, 대한항공 4회, 티웨이항공 2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20일 국내에서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사흘째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설 연휴를 맞아 대규모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서 보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 21명은 모두 바이러스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절반 정도는 독감에 걸려 기침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환자 등과 접촉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은 31명이다. 관할 보건소는 이들에게 추가 증상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고 있다. 국내 첫 환자인 중국인 여성 A씨(35)는 안정적으로 치료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중국 베이징으로 역학조사관을 긴급 파견했다. 현지 교민들의 안전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속 진단을 할 수 있는 기관은 전국 보건소 산하 보건환경연구원 7곳에서 17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민간 병원에서도 검사할 수 있게 된다.

일선 의료기관도 긴급 회의를 열고 유인물을 붙이는 등 대응에 나섰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경험한 국내 의료기관들은 우한 등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호흡기 환자를 응급실 밖 선별진료소에서 관리하는 등 일반 환자와 동선을 분리했다.

이지현/이미아/강준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