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변호사 "요괴에 홀려 삼장법사가 손오공 여의봉 뺏은 격" 文정부 검찰개혁 실명 비판

문 정부, 검찰 직접수사부서 축소
법조계 "경찰이 증권범죄 수사할 역량 있나"
변호사 "1급 요괴들의 세상 열렸다"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대통령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20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한 현직 변호사가 "요괴들에 홀려 삼장법사(문재인 대통령)가 손오공(검찰) 여의봉 뺏은 격"이라며 실명으로 비판 글을 올렸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부서를 줄이는 검찰 직제개편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증권범죄, 선거범죄, 기업범죄를 수사할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려고 사법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법무부가 증권범죄합수단 폐지를 발표하자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과 연루된 상상인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1급 요괴들의 세상이 열렸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부패한 정권 실세, 1000억 대 이상의 금융사기꾼, 주가조작 기업사냥꾼, 기업윤리를 내팽개친 대기업 오너 등은 마기가 강해 잡기 어려우면서 많은 사람들을 해치는 대표적인 1급 요괴들"이라며 "이들을 잡으려면 손오공(검찰)이 필요한데, 힘이 강한 손오공이 이리저리 날뛰는 바람에 손오공의 힘을 빼앗자는 논의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비유했다.

변호사는 "난 1급 요괴는 저팔계나 사오정이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손오공에게 머리금관을 씌워 통제하자고 했지만, 1급 요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을 마수에 빠뜨린 후 삼장법사(문재인 대통령)로 하여금 손오공의 여의봉을 빼앗고, 손오공의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도록 했다. 삼장법사는 마수의 걸린 사람들의 말을 그만 그대로 믿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는 "여의봉을 빼앗기기 전 마성이 극강인 1급 요괴 가족이 관악산 밑에서 발견되어 손오공이 사투 끝에 정말 어렵게 잡아두었는데, 마수에 걸린 사람들은 요괴가 아니라며 되리어 손오공을 탓하기 시작했다"면서 "여의봉을 잃은 손오공은 삼장을 서역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기회를 보아 여의봉을 되찾으려 했지만, 이미 여의봉은 찾을 수 없는 곳에 봉인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급 요괴들은 사람으로 변신하여 사람들을 해치기 시작했지만, 저팔계나 사오정은 1급 요괴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은 없을 뿐더러 변신한 것을 알아채더라도 싸워서 이길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1급 요괴들의 세상이 열리게 되었다"고 비유했다.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진보 진영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이 문재인표로 개혁된 검찰의 모습이다. 검찰을 무력화시켜 놓았으니, 문 패밀리들, 제 세상 만났죠. 이제 검찰의 눈치 볼 필요가 없어졌으니 그동안 해왔던 못된 짓 앞으로 더 큰 규모로 할 거다"라며 "우리 사회에 이제 이들의 비리를 견제할 세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민의 심경 따위 관심 없다. 그저 제 식구 챙기는 데에나 신경쓸 뿐"이라고 비판했다.진 전 교수는 "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 캐비넷에 민생사안' 들어 있다고 했다구요? 그거, 국민들 위해 민생 돌보라는 얘기 아니다. '검찰 너희들, 앞으로 우리 범털들 해드시는 거 절대 건드리지 말고, 저 밑으로 내려가 개털들이나 잡으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