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탈레반, 의미있는 협상하려면 폭력 크게 감소해야"

다보스에서 아프간 대통령과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협상과 관련, 의미 있는 협상을 촉진하려면 탈레반의 폭력이 상당한 규모로 감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AFP 통신과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가진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의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협상을 촉진할 탈레반의 현저하고 지속적인 폭력 감소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과 현지 매체는 탈레반이 15일 미국 측에 7∼10일 가량의 일시 휴전을 제안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다만 양측은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AFP는 "미국은 지난 몇 주 동안 폭력을 억제할 것을 탈레반에 요구해왔다"면서 이는 거의 20년에 가까운 전쟁 끝에 미군이 안전 보장에 대한 대가로 아프간에서 떠나기 시작하는 합의에 관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말 탈레반 축출을 위해 아프간을 침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전부터 아프간에서 철군해 미국의 가장 오래된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했으며 미국은 2018년 중반 탈레반과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나섰다.

양측은 작년 9월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지만, 서명에 실패했고 협상도 중단됐다.

탈레반의 차량 폭탄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죽었다"고 선언하면서다. 이후 냉각기를 거친 양측은 지난달 7일 도하에서 다시 만났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 대해서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