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면세점, 한한령 풀리면…"이익에도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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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株, 한한령 완화 기대로 새해 '청신호'새해 들어 면세점 관련주 주가가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로 들썩이고 있다. 한한령이 풀려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늘어나면 매출 뿐 아니라 이익률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복병에 상승분 일부 반납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들어 호텔신라는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11.23% 올랐다. 신세계(9.16%), 현대백화점(6.61%)도 올 들어 상승세를 나타냈다.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로 우상향하던 주가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란 복병을 맞았으나 지난 22일 다시 반등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한령이 해제되면 면세점 영업환경이 한층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면세점 매출 성장을 이끌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에 단체여행객이 추가되면서 면세점 이익도 뚜렷하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단체여행객은 큰 폭의 할인률과 높은 수수료를 제시해야 하는 따이궁보다 수수료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따이궁 덕분에 이미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국내 면세점은 개별 및 단체 관광객이 증가할 경우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며 "관광객에게는 과도한 프로모션 비용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면세점 이익률은 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 시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전망이고, 과거 사례에 비춰 중국인 입국자수가 연간 600만~8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단체 관광객의 회복은 매출보다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따이궁과 단체관광객 간의 균형을 조절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이궁 특수와 함께 국내 면세점 업계는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881억원을 기록해 원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월보다 4.6%,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38.9% 증가한 수치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면세점 업계가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있다.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다르면 호텔신라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15억원으로 형성됐다. 전년 동기 대비 87.27% 증가한 수치다. 매출 컨센서스는 19.55% 늘어난 1조4260억원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계열사를 거느린 신세계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5.81% 늘어난 1553억원을 기록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의 4분기 영업이익은 136.3% 증가한 648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수익을 감안해도 4분기 경쟁 체제 약화에 따른 마진율 회복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한편, 실제로 새해 들어 대규모 포상(인센티브) 관광과 함께 명동 지역 면세점들의 실적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뛰었다. 중국 선양 소재 건강식품·보조기구 제조회사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지난 7일부터 포상(인센티브)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아 지난 9~11일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을 방문한 결과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한령 제재 완화 이후 유커(중국인관광객)가 돌아온다면, 매출 증가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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