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울리는 올빼미 공시…작년 대비 65% 줄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년이나 연휴 등 주식시장의 장기 휴장기를 노리고 휴장 전 마지막 거래일 마감 후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가 설 연휴를 앞두고는 대폭 줄었다. 한국거래소가 작년 5월 발표한 올빼미 공시 개선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기업들이 ‘쇼크’ 수준의 실적이나 대규모 채권 발행, 공급 계약 해지를 알리는 등 올빼미 공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23일 장 마감 후 발행된 공시는 유가증권시장 60건 코스닥시장 18건으로 총 78건이다. 228건(유가증권시장 119건, 코스닥시장 109건)의 공시가 쏟아진 작년 설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2월 1일)에 비하면 65.79% 감소했다. 올빼미 공시는 기업들이 투자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시기에 불리한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설이나 추석 혹은 연말 휴장일 전 마지막 거래일 장 마감 후에 쏟아졌다. 지난 2018년 설 연휴 직전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는 사실을 공시한 한미약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한국거래소는 올빼미 공시에 대한 개선책을 발표했다. 올빼미 공시를 연2회, 혹은 2년에 3회 이상 남발하는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공시 내용이라면 거래소가 재공시한다는 내용이다.

거래소가 개선책을 발표한 이후 올빼미 공시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지만 이날도 일부 기업들은 악화된 성적과 악재성 소식을 공시해 눈총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성보화학은 작년에 영업손실 44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고 알렸다. 일성신약은 작년 실적 내부결산 결과, 매출이 전년대비 21.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악재가 들려왔다. 글로본은 지난 2018년 2월 중국 메이더무역유한공사와 체결한 195억원어치 화장품 등 물품 공급계약이 해지되었다고 공시했다. 해지금액은 글로본 2018년 매출의 65.44%에 달한다.

서울리거는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금액은 지난 23일 종가기준 서울리거 전체 시가총액(455억)의 43.96%에 달한다. 대규모 전환사채(CB)나 BW 발행은 추후 주식으로 전환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악재로 해석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