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명절나기…열차 이동 팁 공유하고 펫시터 구하기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직장인 홍모(24)씨는 설 명절 귀성을 앞두고 지인을 펫시터(반려동물 돌보미)로 고용했다.

펫시터는 하루 한 번 4시간 정도 홍씨 집을 방문해 고양이들이 마실 물과 밥을 챙겨주고 화장실을 청소한 뒤 고양이들과 놀아주기로 했다. 홍씨는 "반려묘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고 낯선 고양이 호텔도 고양이들에게 스트레스일 것 같아 지인에게 일당을 주고 돌봄을 부탁했다"며 "폐쇄회로(CC)TV로 고양이들을 계속 관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씨처럼 명절엔 반려동물과 잠깐 헤어지는 이들도 많지만, 이와 달리 반려동물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이들 역시 많고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25일 애견인들이 즐겨 찾는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KTX, SRT 등 열차나 고속버스에 탈 때 동반 탑승 규정과 요령을 공유하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SRT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타려면 예방접종 확인서를 준비하고, 멀미하지 않도록 공복을 유지하며 주기적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해주라는 등 내용이다.

유튜브 영상이나 글로 반려견 휴게공간이 설치된 고속도로 휴게소를 소개하는 애견인들도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이들이 많다. 고양이와 함께 KTX를 타고 귀성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 이모(30)씨는 "혹시 실례를 할까 봐 기차에 타기 직전에는 사료나 물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집을 오래 비우고 반려동물과 헤어져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요긴한 것이 강아지·고양이 호텔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애견호텔 관계자는 "설 명절 기간 예약이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박모(29)씨는 "명절 때면 어린 조카를 포함해 친척들이 집에 많이 오는데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며 "이번에는 설 당일에만이라도 애견호텔에 맡겨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일반 가정에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도록 펫시터를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있다.

펫시터들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과 집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면 이용자들이 펫시터를 골라 예약하는 방식으로, 1박에 3만∼4만원 정도다.

'명절에는 꼭 귀성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아예 고향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물거나 당일치기로 귀성 일정을 줄이는 이들도 나온다.

한모(24) 씨는 "함께 이동하면 고양이도 스트레스를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민폐가 될 것 같아 당일치기로 부모님 댁에 다녀올 계획"이라고 했다. 동물권 단체 카라의 전진경 상임이사는 "동물을 데리고 귀성하는 사람들도 꽤 많고, 반려동물을 우선시해서 자기 명절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반려동물이 누군가에겐 가족이라는 인식이 점차 받아들여지고 반려동물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보다 높아지면서 '차례 지내는 곳에 왜 동물을 데려오느냐'와 같은 부정적 반응이 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