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피하고 용돈도 벌고" 설 연휴 단기알바 찾는 사람들

"설 명절 단기 알바(아르바이트) 구해졌을까요?", "설 알바 일당 9만원 쳐준다고 하네요, 지원하려고요.

"
이번 설 연휴에 가족·친척 모임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한 이들도 많다. 어색한 사이의 친척들과 부대끼며 불편하게 지내거나 집에 종일 있으면서 가족의 잔소리를 듣는 것보다 짧은 기간 일하면서 용돈이라도 버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25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이 업체의 홈페이지 설문조사에 응한 1천315명 중 74.5%(979명)가 올해 설 연휴에 아르바이트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로는 '단기간에 용돈을 벌 수 있다'는 답변이 56.9%(550명)로 가장 많았다.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하고 싶어서'라고 응답한 사람도 4.7%(45명)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은 연휴 기간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설 이벤트 스태프'(32.0%·298명), 물류 창고 정리 및 포장(25.1%·234명), 마트나 백화점 설 선물세트 판촉(23.7%·221명) 등을 꼽았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물었을 때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57.4%·532명)가 개인 생활비로 쓰겠다고 답했다. 부모님 용돈(7.2%·67명)을 드리겠다는 응답도 눈에 띄었다.

알바천국 외에도 구인·구직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는 설 연휴를 전후해 잠깐 일할 수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가 있는지 문의하는 글이 많았다.

한 지역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20대 남성이 "군필 남성인데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연휴 기간에 용돈을 벌려고 한다"며 구직 게시물을 올렸다. 수도권의 한 맘카페에는 한 여성이 "지금 돈이 필요하기도 하고, 설 당일에 시댁에 안 가도 될 것 같다"며 설을 전후해 일할 자리가 있는지 다른 회원들에게 물었다.

재테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페에 글을 올린 여성은 "어차피 설 연휴에 '결혼 언제 하냐', '남자친구는 뭐 하는 사람이냐' 등 잔소리만 듣느니 일이나 하려고 알바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일을 그만뒀다는 이모(30)씨 "친척 집에 가봤자 '왜 일을 그만뒀냐', '어떻게 사냐' 등 걱정하는 말만 할 게 뻔해 백화점 판촉 알바를 구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설 단기 알바에는 평소보다 지원자가 2∼3배 더 많다. 평소에는 힘들어서 잘 안 하려는 택배 상하차, 운전 업무 등의 직종에서도 지원율이 꽤 높은 편이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