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 해외 전지훈련 출발…2020시즌 본격 준비

29∼30일 연쇄 출국…일본 지양하고 미국·호주·대만서 겨울나기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설 연휴를 마치고 해외로 떠나 2020년 정규리그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29∼30일 미국, 호주, 대만 등으로 향하는 프로야구 선수들로 인천국제공항은 더욱 붐빌 것으로 보인다.

29일에는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kt wiz 4개 팀이 장도에 오른다.

SK는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LG는 호주 블랙타운으로 각각 떠난다. NC와 kt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담금질을 시작한다.

지난해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가 30일 배턴을 받는다.

두산은 호주 질롱, KIA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를 찾는다. 삼성은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 한화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롯데는 호주 애들레이드에 각각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키움 선수단 본진은 가장 늦은 31일 대만 가오슝으로 떠난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 관계 경색 국면에서 많은 팀이 2차 전훈지로 오키나와를 배제했다. 훈련장을 장기 계약했거나 오랫동안 이어온 친선 경기를 건너뛸 수 없는 두산(미야자키), LG·삼성(이상 오키나와)만 일본에서 2차 훈련을 치른다.

SK는 비로비치에서 팀 전력을 끌어올린 뒤 애리조나주 투산으로 옮겨 NC, kt 등과 연습 경기를 벌인다.

키움, NC, kt, KIA, 롯데, 삼성 등 6개 팀은 한 곳에서만 겨울을 난다.

한화 역시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메사에서만 땀방울을 흘린다.

지난 시즌 후 4개 팀이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KIA를 이끄는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름값으로만 치면 역대 KBO리그를 밟은 최고의 메이저리그 스타다.

현역 때 5차례나 빅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은퇴 후엔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도 지냈다.

이젠 KBO리그 최고 명문 구단인 KIA의 부활을 위해 전력투구한다.
손혁 키움, 허삼영 삼성, 허문회 롯데 감독은 전지훈련부터 처음으로 팀을 이끈다.

각각 코치와 전력분석팀장으로 내공을 기른 세 감독은 마침내 뜻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두산, 이동욱 NC 감독은 재신임을 받았고, 염경엽 SK, 이강철 kt 감독은 소속팀에서 사령탑 2년째를 맞는다.

류중일 LG, 한용덕 한화 감독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에 접어든다.

뭔가 일을 내야 두 감독은 내년에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

2년 전 은퇴를 예고한 LG 베테랑 타자 박용택은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2년 후 재평가를 받겠다는 새로운 계약 방식으로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은 롯데 팬과 만남에 설렌다.

이대호(롯데)와 최형우(KIA)는 100억원 이상의 4년 FA 계약을 한 마지막 해로 올해 좋은 성적을 남겨 또 다른 대박 계약을 노리며 한화 김태균 역시 1년 후 재평가를 목표로 배수진을 쳤다.

'돌부처' 오승환은 일본, 미국을 거쳐 친정팀 삼성에서 7년 만의 KBO리그 등판을 대비한다.
한국 야구는 올해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흥행 하락세에서 반등하느냐 계속 내리막을 타느냐는 프로 10개 구단과 선수들에게 달렸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KBO리그를 휘저은 투수들이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간판스타의 부재가 곧 프로야구 전체 콘텐츠 저하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KBO리그를 지탱하는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야 한다.

한국 야구의 구세주로 11년 만에 구원 등판한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그래서 더욱더 남다르다.

꺼져가던 인기의 불씨를 극적으로 되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김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올해 도쿄올림픽에서 감동의 명승부로 KBO리그 흥행의 기폭제가 돼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KBO리그에 데뷔하는 감독들이 보여줄 다양한 색깔과 치열한 순위 싸움, 한여름 일본 열도를 달굴 야구 대표팀의 선전, 2020년대 첫 우승의 영광에 도전하는 가을 야구 레이스까지. 9개월간 이어질 대하드라마가 스프링캠프와 함께 막을 올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