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먹어치우고, 요리 식재료 되고…'곤충산업' 충북도 미래 이끈다

농가 매출 4년 만에 10배 늘어
괴산군, 곤충산업 거점단지 조성
청주시, 곤충사육 실습과정 운영
충북 청주시 오창읍 곤충종자보급센터에서 연구원들이 곤충종자가 들어 있는 사육 상자를 살펴보고 있다. 충청북도 제공
충북 괴산군은 전국 최초로 곤충산업 거점 단지를 조성한다. 청주시는 곤충사육 전문가를 양성하고, 증평군은 곤충사육 농가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등 충북 지방자치단체들이 곤충산업 육성에 나섰다.

충청북도는 곤충사육 전문가 양성과 곤충축제 개최, 곤충사육 농가 시설·장비 지원 등 곤충산업 발전 지원 시책을 본격화한다고 27일 발표했다. 도 관계자는 “국내 곤충산업은 올해 1조원 시장이 예상되는 등 미래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곤충 분야 연구개발(R&D)과 농가 지원을 통해 곤충산업을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괴산군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70억원을 투입해 사리면 이곡리 꿀벌랜드에 1124㎡ 규모의 곤충산업 거점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단지에는 곤충사료 가공시설과 유충 생산시설, R&D 시설 등이 들어선다. 군은 환경정화 곤충으로 불리는 ‘동애등에’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환경을 조성한다. 또 곤충을 이용한 사료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곤충에서 오일과 키토산을 추출해 애완동물 사료와 화장품 소재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와 연계한 양어용 사료 개발도 추진한다. 거점 단지가 조성되면 R&D, 가공, 제품 생산이 가능해 곤충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청주시는 곤충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곤충아카데미를 운영해 13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곤충 전문 강사가 곤충별 사육기술 이론과 곤충사육 농가에서 기술을 가르치는 실습 과정을 운영한다. 증평군은 건조기, 배합기, 세척기 등 곤충사육 농가의 생산 기반 시설을 지원하고 식용곤충을 이용한 궁중 요리 시연행사도 연다. 오는 3월에는 관광단지인 ‘에듀팜특구’에 곤충체험장을 조성하기로 했다.충북농업기술원은 매년 곤충산업의 미래 가치를 조명하는 곤충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축제에서는 곤충 생물다양성, 곤충 과학교실, 곤충표현 등 10여 개 체험관과 곤충공예, 엽서·사진전, 곤충표현 콘테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도는 지난해 12월 50억원을 들여 청주시 오창읍 1922㎡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곤충종자보급센터를 완공했다. 곤충종자를 전문적으로 사육하고 농가에 보급하는 시설은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도의 곤충산업 육성 정책으로 충북 지역 곤충사육 농가와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농가 수는 2014년 61가구에서 2018년 206가구로 세 배 이상 늘었고, 매출은 2014년 2억6400만원에서 2018년 25억7300만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안호 도 축수산과장은 “시·군의 곤충산업 육성 시책을 적극 지원해 충북을 곤충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