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언더파 9위…최다승 기록 향해 슬슬 시동 거는 우즈

새해 첫 출전 파머스인슈어런스

나흘간 언더파 치며 선전했지만
추운 날씨에 퍼트감각 무뎌져
‘새 클럽, 새 공 그리고 추운 날씨….’

역사적 기록을 완성하기엔 맞춰야 할 퍼즐이 조금은 많았던 듯하다. 타이거 우즈(45·미국·사진)가 27일(한국시간) 새해 첫 대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총상금 750만달러)을 공동 9위(9언더파)로 마무리했다. 투어 사상 최다승 기록(83승)에는 이르진 못했지만 기대를 이어가기엔 충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나흘 내내 언더파(69-71-69-70)를 쳤다. 보기 7개, 더블 보기 1개를 내주며 흔들리긴 했지만 버디 18개를 골라내며 샷감을 추슬렀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남코스에서도 사흘간 5타를 줄여내 선두 경쟁을 했다는 게 의미있는 성과다. 드라이브 비거리(297.4야드:26위), 드라이브 정확도(58.93%:18위), 아이언 정확도(70.83%:24위), 쇼트게임 능력(76.19%:3위)은 나쁘지 않았다.

장기인 퍼트가 무뎠다. 공을 정규 타수 만에 그린에 올렸을 때(GIR) 평균 퍼트 수가 1.824개로 출전 선수 가운데 60위에 그쳤다. 사상 최다승 타이기록(82승)을 작성한 지난해 10월 조조챔피언십 때(1위)와 확연히 다르다.

그는 이번 대회에 새 공(브리지스톤 신제품)과 새 클럽(테일러메이드 신제품)을 들고나왔다. 대회 기간에도 드라이빙 레인지를 오가며 꽤 오랜 시간 적응 훈련을 했다. 하지만 ‘새 파트너’들은 우즈가 원했던 성과를 내주진 못했다. 토리파인즈 코스는 우즈가 그동안 8승을 올렸던 우승 텃밭이다.섭씨 13~20도로 쌀쌀했던 대회장 날씨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우즈는 기온이 섭씨 18.5도 밑으로 내려간 지역에선 성적이 잘 안 나오는 편이다. 2017년 이후 이런 날씨에서 평균 46위의 성적을 냈고, 커트 탈락도 세 번이나 했다는 게 한 매체의 조사 결과다. 우즈 스스로도 “추우면 허리 통증이 도진다. 따뜻한 게 좋다”고 말해왔다. 그가 복귀 후 우승한 투어챔피언십이나 마스터스 대회는 기온이 모두 20도가 넘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4라운드 2번홀(파4)에서는 141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컵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튀어나왔다. 골프위크는 “홀컵이 마치 공을 뱉어내는 듯했다”고 전했다. 샷이글이 됐다면 분위기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우승은 마크 레시먼(호주)이 차지했다. 15언더파 283타. 통산 5승째다. ‘황태자 그룹’으로 분류되는 존 람(스페인)이 14언더파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와 함께 공동 3위(12언더파)에 이름을 올렸다.3라운드까지 3위를 달렸던 강성훈(33)은 마지막 날 타수를 잃고 13계단이나 떨어진 공동 16위(7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9개 대회 연속 커트 통과에 성공한 임성재(22)가 공동 36위(4언더파)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훈(29)은 공동 68위(1오버파)에 그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