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의 11%까지…상가·오피스텔 경매 '찬밥'

아파트 규제 '풍선효과' 없어

상가 공실 늘어 투자매력 '뚝'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꿋꿋'
법원 경매시장에서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를 규제하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2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서울 장안동의 ‘태솔타워’(오피스텔)는 감정가(2억800만원)의 11%인 2316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밀리오레 지하 2층’ 상가는 10회 유찰을 거쳐 감정가(7500만원)의 11% 수준인 82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달 4일 중구 ‘굿모닝시티쇼핑몰’(5층)은 아홉 번 유찰 끝에 감정가(5200만원)의 14% 수준인 711만원에 주인을 만났다.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전국 수익형 부동산의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은 65.93%에 그쳤다. 5년 만의 최저치다. 낙찰률(매각 건수를 경매 건수로 나눈 비율)은 24.15%를 기록해 2012년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서울 수익형 부동산의 낙찰가율도 2018년(82.99%)에 비해 약 7%포인트 하락한 76%에 머물렀다. 경기침체, 온라인쇼핑 활성화 등의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팀장은 “경매에 나온 물건 수가 10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인 데도 낙찰가율과 낙찰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상가 공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6.18%를 나타냈다. 2017년 97.37%, 2018년에는 102.74%였다. 지난달 23일 낙찰된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의 감정가는 17억원이었지만 18억1799만원에 낙찰됐다. 일곱 명이 응찰했다. 지난달 19일 낙찰된 서초동 ‘서초삼풍’ 아파트 전용 165㎡도 감정가(25억4000만원)보다 높은 수준(26억1626만원)에서 새 주인을 만났다. 개포동 경남아파트 전용 182㎡도 감정가(23억4000만원)보다 매각가(23억7500만원)가 높았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들이 상가 대신 소형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다”며 “주거용은 월세 수입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