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 '저격'한 김형오… "586 운동권은 퇴출돼야"

사진=연합뉴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7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3대 세력'으로 ①청와대 낙하산 ②586 운동권 출신 ③국론분열 야기 인사 등을 제시했다. 한국당 공천을 총괄하는 김 위원장이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여권 인사들을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천에 임하는 입장에서 3대 민주주의 위협 세력에 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가장 먼저 '청와대 낙하산 문제'를 거론했다. 40여명에 달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4·15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현재 수석급에서는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 중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에서 국정을 농단하다시피 한 사람들이 이제 국회의원 배지를 달겠다고 공천을 노린다. 20대 국회가 청와대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는데 청와대 '낙하산 부대'들이 또 국회를 점령하겠다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조용히 자숙해도 부족할 사람들이 국회를 청와대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작태"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민주주의 위협 세력으로 '586 운동권 출신'을 제시했다.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는 민주당 주류를 구성하고 있는 그룹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부터가 586 그룹의 대표주자로 분류된다. 김 위원장이 586 운동권 그룹을 언급한 것은 이같은 여권 주류 인사와 총선 출마 예정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걸 빙자해 청와대, 정부, 공공기관 등 모든 걸 장악했다. 586 얼치기 운동권들이 21대 국회에서도 전면에 나선다면 틀림없이 사회주의식 헌법 개정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회주의, 전체주의 개헌을 막기 위한 '개헌저지선(300석 기준 101석)'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세번째 위협 세력으로 국론 분열이란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지도자가 되면 안 될 사람들이 지도자가 돼서 뻔뻔스러운 작태를 보이고 있다. 국론 분열을 야기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해 무책임한 짓을 한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국론 분열, 무소신, 무책임한 행태를 벌이는 사람들은 마땅히 퇴출돼야한다. 이 부류에 우리 당 후보도 있다면 마찬가지로 적용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공관위원장은 공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선에서 이기기 위한 여론전까지 함께 해야하는 역할"이라며 "민주당 출마 인사와 공천 기준을 비판하면서 한국당 공천이 더 공정하고 깨끗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