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마스크 쓴 유통업계…"제2 메르스 파동 우려" [이슈+]

▽ 현대백화점, 1시간 단위 소독 진행
▽ 롯데백화점·롯데마트 근무자 발열 여부 '확인'
▽ 편의점, 공항·명동 등 외국인 많은 점포 '특별관리'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확산에 위생관리에 철저히 나서고 있다.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거나 매장 방역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메르스 사태로 매출 하락의 뼈아픈 경험을 했던 만큼, 우한 폐렴 확산이 자칫 '제2의 메르스 파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있다.

설 연휴가 끝난 28일 유통업계는 전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전날 국내 우한 폐렴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정부 대응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자 업장 내부 위생관리부터 철저히 단속하고 나선 것이다. ◆ 백화점, 근무자 발열 여부 '체크'…1시간 단위 소독 진행

백화점 업계도 근무자를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부터 전 직원 및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도록 조치하고 있다.

각 점포에서는 판매사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손 소독제 비치도 늘렸다. 또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등 고객 접촉이 많은 곳은 1시간 단위로 소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21개 점포(백화점 15개, 아울렛 6개)는 오는 29일 영업 종료 후 매장 소독과 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특히, 설 연휴 기간 중국을 방문한 직원이나 중국인과 밀접한 접촉을 한 직원은 14일간 휴가 조치 후 증상 여부를 관찰한 뒤 출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매장 직원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열이 나거나 감기 증세가 있는 직원에겐 휴무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6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 직원들이 있어 원하면 착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손소독제도 추가로 비치했다"며 "혹시 모를 오염에 대비해 백화점 내 시식코너는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본점과 강남점 등 수도권 점포에 방역 작업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전국 점포로 방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에 매일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직원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해 원하면 착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7일 오후 중구 명동의 한 약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박스채로 구입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마트 근무자도 마스크 착용…매일 발열 확인

장을 보는 고객들이 찾는 대형마트도 위생관리에 한층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이마트는 매장 입구 등에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원하는 매장 직원들에 한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전달했다.또 마스크 착용 후 고객응대에 있어 의견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것을 감안, 고객만족센터와 계산대에 "고객 여러분과 근무사원들의 위생 건강을 위해 마스크 착용중"이란 안내 고지물을 비치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도 매장에 손세정제를 뒀다. 또 금일 중 원하는 직원들에 한해 근무중에 마스크 착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전달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출근 직원을 대상으로 하루 2회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고열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퇴근 조치하고 병원 진료를 받고, 감기 환자의 경우 휴무를 진행한다.

신선식품이나 시식 등 식품을 취급하는 근무자는 위생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서울역 점포는 직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GS더프레시(GS수퍼마켓)는 전국 점포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를 완료했다. 특히, 외국인이 많은 관광지, 통행객 많은 번화가 인근점포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금일 중 전점에 고객 안내문을 부착할 예정이다.

또 최근 2주내 중국에 다녀온 가족이 있거나 근무하는 직원들의 인원파악 후 검진을 권고했다. 발열 및 감기 증상을 보이는 직원은 출근중지 지침을 내렸다. 해당 직원은 병원 검진을 완료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출근을 재개토록 했다.
편의점 CU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를 고르고 있다. (사진 = BGF리테일)
◆편의점, 마스크 착용 '독려'…"외국인 많은 명동·공항 점포 특별관리"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편의점 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전날 전 점포에 마스크 착용 관련 공문을 전달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잠실이나 명동 공항 등 40여 점포에 대해선 마스크 착용 관련 특별 관리 감독을 조치했다.

CU도 전체 점포를 대상으로 점포 근무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및 손씻기 등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했다.

최근 GS25도 소속 점포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전 점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전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를 부탁한다"며 "외국인(중국) 방문이 많은 공항 및 관광지, 통행객이 많은 번화가 인근 점포는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을 해주고 철저한 예방을 당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국내 우한 폐렴 세 번째 확진자는 지난 23일 한강 변에 있는 GS 한강잠원 1호점을 이용한 것으로 발표됐다. 해당 매장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방역 소독을 완료한 상태다.

유통업계는 이번 우한 폐렴 사태가 과거 메르스처럼 매출에 타격을 줄 지 우려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됐던 2015년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실제로 감소했다. 당시 백화점 매출은 전월 대비 16~27%,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12% 정도 하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도 매출이 많이 하락했던 만큼 똑같은 사태가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며 "국내에 확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