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볼턴, 트럼프의 에르도안·시진핑에 대한 호의 우려"

볼턴 회고록 내용 연속 보도…"바 법무장관과 걱정 공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독재자"에게 개인적으로 호의를 베푸는 것에 대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우려를 공유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오는 3월17일 출간 예정인 볼턴의 회고록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의 내용을 지난 26일에 이어 이틀 연속 공개했다.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8월 볼턴에게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에 협력할 때까지 원조를 계속 보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회고록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은 볼턴이 회고록에 지난해 자신이 바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 중국의 '독재자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에 대한 우려를 토로한 사실을 썼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볼턴의 이 같은 토로에 바 장관이 법무부에서 터키, 중국과 관련해 진행하고 있는 조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조사에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걱정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바 장관은 볼턴과의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중국 통신회사 ZTE에 대해 나눈 대화를 특정했다.

ZTE는 북한, 이란을 비롯해 미국이 제재를 가한 국가들과 사업을 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17년 거액의 과징금을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로부터 1년 후 측근들과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바 장관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터키 2대 국유은행인 할크방크에 대한 미 법무부의 조사와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한 말을 언급했다.

법무부는 이란이 미 재무부가 가한 제재를 피하는 것을 돕기 위해 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할크방크를 조사하고 있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할크방크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중단해 줄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 개인적으로 부탁했고, 2018년 터키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 행정부에 그 같은 지침을 내릴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은 한달 전께 회고록 초안을 자신의 측근과 백악관에 보냈다.

NYT는 원고를 직접 인용하지 않았으며, 초안을 본 이들로부터의 전언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측과 출판사 측은 전날 NYT의 첫 보도가 나오자 공동명의 성명을 통해 자신들은 NYT에 원고를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딘 버킷 NYT 편집국장은 "취재원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으나 우리 보도의 정확성에 대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다 작년 9월10일 경질됐으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볼턴의 책은 이미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NYT는 자사가 전날 밤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한 직후 아마존이 책 판매 리스트에 이 책을 올려놓았고, 27일 오전 현재 이 책은 예약판매를 통해 아마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이미 17위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