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기부진에 기업 신용등급 줄하락

한기평·한신평에 이어 나이스신평도 등급 하향 우위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해 신용등급을 낮춘 기업이 올린 기업보다 많아 신용등급 변동 방향이 1년 만에 하락 우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평은 28일 '2019년 신용등급 변동 현황 및 2020년 신용등급 방향성' 보고서에서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회사가 19곳, 하락한 회사가 31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8년 상승 기업 24곳, 하락 기업 21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기업은 줄고 하락 기업은 크게 늘었다.

집계 대상은 장기신용등급(선순위 회사채, 기업신용등급)과 단기신용등급(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이며 장단기 신용등급이 모두 변동된 경우 1건만 집계했다. 상승 기업 수를 하락 기업 수로 나눈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Up/Down Ratio)은 2019년 0.61배로 전년도의 1.14배보다 낮아졌다.

나이스신평의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은 2013∼2017년 1배를 밑돌다가 2018년 1배를 넘었으나 1년 만에 다시 1배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등급이 상승한 기업이 하락한 기업 대비 많다는 뜻이며, 1이면 상향 기업과 하향 기업 수가 같다는 뜻이다.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 기업이 상승 기업보다 많은 신용등급 하향 우위 기조는 다른 신용평가회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등급 상승 회사가 12곳에 그쳤으나 하락 회사는 21곳에 달해 전년(상승 15곳, 하락 17곳)보다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이 낮아졌다.

한국신용평가도 작년 신용등급 상승 13곳, 하락 21곳으로 전년(상승 13곳, 하락 11곳)과 달리 신용등급 상하향 배율이 1 밑으로 떨어졌다. 나이스신평의 평가를 산업별로 보면 신용등급 상향 기업은 주로 건설, 석유화학, 증권 업종이었고 하향 기업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소매유통, 식품, 생명보험 업종이 많았다.

나이스신평은 "자동차·자동차부품 업계는 글로벌 수급 환경 악화와 수주환경 저하, 음식료·외식·소매유통 업계는 내수 경기 저하와 경쟁 심화 등이 주된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이거나 등급 상향 검토 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은 16곳에 그쳤으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등급 하향 검토 대상인 기업은 28곳에 달했다. 한신평은 "중단기적으로 등급이 높아지는 기업보다 낮아지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며 "세계적 경기 불확실성 확대, 내수 부진 장기화 등으로 기업들의 영업 실적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