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LG CNS 사장, IT기업 CEO의 '사자성어 리더십'

성균관대학원서 유학 석사 받아
"同舟共濟 한 배를 타고 건너다
以身先之 나부터 먼저 실행한다"
김영섭 LG CNS 사장(사진)과 대화하다 보면 남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시의적절한 고사성어 구사다. 임직원들과 대화할 때는 더욱 돋보인다. ‘사자성어 리더십’으로 평가될 정도다.

김 사장의 ‘내공 쌓기’는 유년 시절 시작됐다. 동양철학과 한학에 관심이 많아 독학을 했다. 이른 나이에 웬만한 한자를 통달할 수 있게 됐다. 섬세한 한자의 음과 뜻을 공부하면서 빠르게 매료됐다.향학열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3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유교경전한국사상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회사 일로 바쁜 와중에 짬짬이 공부해 얻은 작은 성과다. 2015년 12월 LG CNS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로 자신의 스타일을 풍겼다.

그는 당시 “지금은 우리가 혹시나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때”라며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긴장의 끈을 다시 한번 조여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불필요한 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실질적인 일에 더욱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이는 ‘해현경장(解弦更張)’과 ‘사요무실(事要務實)’이라는 사자성어를 직원들의 입장에서 풀이한 것이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팽팽하게 다시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사요무실은 ‘일을 하는 데 중요한 것은 실질에 힘쓰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불필요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실질적인 성과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자는 얘기다.

요즘 김 사장이 안팎으로 강조하는 고사성어는 ‘동주공제(同舟共濟) 이신선지(以身先之)’다. ‘한 배를 타고 건너다’와 ‘나부터 먼저 실행한다’는 뜻을 합친 것이다. 협업의 중요성과 스스로의 혁신을 강조한 어구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