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4단지 '인피니티 풀' 논란

"유지·관리비 부담 크다"
일부 조합원, 반대 목소리 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조합원들이 고급 아파트단지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피니티 풀(시각적으로 경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수영장) 설치를 둘러싸고 내홍을 앓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개포프레지던스자이) 일부 조합원은 기존 설계안에 포함된 인피니티 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합에 문제를 제기했다. 누수에 따른 안전성 문제, 설치비·유지비 대비 효용 등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개포지구에서 단일 브랜드 기준 최대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달 일반분양을 마무리했다. 1982년 입주한 4단지(2840가구)를 재건축해 35개 동(최고 35층), 3375가구로 새로 짓는다. 개포지구에서 처음으로 루프톱 인피니티 풀을 도입한 특화설계로 관심을 받았다.

한 조합원은 “1년에 몇 번 쓸지도 모르는 수영장에 100억원을 들이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향후 유지비도 문제지만 누수가 발생했을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시공사는 홍보용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조합원에겐 실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인피니티풀 설치를 찬성하는 조합원은 “고급화와 차별화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성만 담보된다면 도입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단지 조합원들은 다음달 11일 임시총회에서 사업 지연과 방만 경영 책임을 물어 기존 조합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공사비 증액으로 가구당 수천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하는 데다 인근 유치원 소유주와의 법적 공방으로 사업이 지연돼서다.앞서 지난달 4일 조합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조합장의 자격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 자리에서 인피니티 풀 관련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