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공항, 의성·군위군 공동 후보지로 확정

국방부 "주민투표 결과 반영"
후보지 선정 잡음 조기 차단
대구국제공항을 대체할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민간 공항+K2 공군기지) 이전지가 공동 후보지인 경북 의성군 비안면, 군위군 소보면 일대로 결정됐다.

국방부는 29일 “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에서 공동 후보지를 선택한 주민의 투표율과 찬성률이 더 높아 비안·소보면 일대로 이전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공동 후보지(비안·소보면)의 점수(89.52점)는 단독 후보지(군위군 우보면)(78.44점)보다 높게 나왔다. 하지만 김영만 군위군수는 투표 결과에 불복해 22일 점수가 낮은 단독 후보지(우보면)를 신공항 후보지로 국방부에 유치 신청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국방부의 발표는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의 잡음을 조기에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6만여 명의 의성·군위 군민이 참여한 주민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며 “앞으로 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부지 확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동구 지저동에 있는 현 대구국제공항은 1961년 개항했다. 전투기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으로 운영 중이다. 전투기 이착륙 소음에 대한 민원이 많아 2012년 이후 공항 이전이 추진돼왔다. 국방부, 대구시, 경상북도가 공항 이전 사업권을 갖고 있다. 공항 이전 부지 선정위원장은 국방부 장관이 맡고 있다.통합 신공항 규모는 현재(7.1㎢)의 두 배 수준인 15.3㎢이다. 현 대구국제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아 제주도와 아시아 인근을 오가는 항공기만 이용할 수 있지만 통합 신공항은 유럽, 북미 등 중·장거리 국제노선이 취항할 수 있도록 길이 3.2㎞ 이상 활주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활주로 2개를 지어 군 공항과 민간 공항용으로 각각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공항 개항 목표 시기는 2026년이다. 총사업비는 9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현 대구국제공항 부지는 첨단산업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지역 신성장 거점으로 개발된다. 대구시는 인근 금호강, 팔공산과 어우러지는 친환경 수변도시를 콘셉트로 상업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시 관계자는 “돈, 정보, 사람이 모이는 기능 집약적 미래복합도시를 지향한다”며 “청사진을 마련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