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신설법인,부동산 임대사업자 법인전환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

지난해 부산 신설법인 5000개사 훌쩍 넘겨, 사상 최고치
부산의 신설법인이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22일, ‘2019년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 및 추이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부산지역 신설법인은 2018년의 4829개체에 비해 13.1%나 증가한 총 5463개체가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고가능일수 기준 하루 평균 22개체의 법인이 신설된 것이다.

지역의 신설법인이 한 해 5000개체를 넘긴 것은 1988년 조사이후 처음이다.2017년 19.8개체, 2018년 19.6개체에 이어 일평균 법인 신설이 20개체의 벽을 넘은 것도 사상 처음이다. 월별로도 지난해 1월 487개체에 이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510개체, 524개체가 신설돼 월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이처럼 2019년 신설법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부동산 규제를 피해 부동산 임대사업자들의 법인 전환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다 유통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소자본 창업이 활발했기 때문이다.그동안 주력 제조업의 부진으로 줄곧 감소세를 보여 왔던 제조업의 법인 신설이 큰 폭의 증가세로 반전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및 장비임대업은 지난해 1140개사가 신설돼 2018년 대비 무려 47.7%나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1116개사로 2018년 대비 37.1%나 증가했다. 제조업도 669개사가 신설돼 2018년 대비 22.3% 증가했다. 유통업은 2018년대비 8.1% 감소했지만 1266개체로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본금규모별로는 5000만원 이하의 소자본 법인이 전체의 74.9%로 대다수였다. 소자본 법인의 비중은 2017년 69.6%, 2018년 72.4%, 2019년 74.9%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소자본 법인의 신설 증가는 지역 창업 시장이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규모면에서는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직접적 원인이기도 하다.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32년간의 신설법인 추이를 보면, 부산의 신설법인은 1988년 722개체에서 2019년 5463개체로 양적인면에서는 7.6배가 커져 연평균 6.7% 증가했다. 지역 신설법인의 이런 추세는 1988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의 경제규모(지역내총생산)가 7.8배, 연평균 7.4% 증가한 것과 거의 유사했다. 상의 관계자는 "지역경제의 성장에 맞춰 창업 시장의 규모도 함께 커져왔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대별 제조업 신설법인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의 25.7% 정도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에는 19.7%로 줄었고, 2010년대 이후에는 17.6%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제조업 신설법인의 연평균 증가율은 90년대 8.9%, 2000년대 1%, 2010년대 0.6%로 위축세가 더욱 뚜렷하다. 이처럼 제조업의 신설법인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지역의 제조업 쇠퇴와도 무관치 않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추세적으로 볼 때 신설법인을 통한 창업 시장의 양적 규모 증가는 지역경제의 성장과도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제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인해 지역경제의 발판이 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난해 큰 폭 창업증가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창업활성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도모할 수 있는 만큼 부산시 차원에서 창업 인큐베이팅 시스템 보완하고, 역내뿐만 아니라 역외의 창업인재 유치 방안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