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보험료' 최대 14배 차이…"보험업계 유형별 공략 필요"

이동렬 한국신용정보원 부센터장 인터뷰
보험가입자 200만명 분석
이동렬 한국신용정보원 부장은 한국신용정보원 빅데이터센터 부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CIS 보고서를 총괄하고 있다. 이 부장은 최근 국내 보험 가입자 유형을 7단계로 구분해 각 유형별 특징을 분석한 <보험 가입 패턴에 따른 금융소비자 유형 분류> 보고서를 발간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5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서모(32) 씨는 보험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부모님이 들어주신 종신보험을 물려받자니 매달 50만원이 넘는 납입금이 부담되고, 부담이 적은 질병보험만 들자니 보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돼서다. 서 씨는 "보험설계사에게 물어봐도 되지만 믿을 만한 설계사를 찾는 것도 일"이라며 "기존 보험 가입자들이 어떤 상품에 많이 가입했고 월평균 보험료가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30대 남성의 월평균 보험료는 얼마나 될까. 이동렬 한국신용정보원 부장은 지난 16일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신용정보원이 발간하는 'CIS(Credit Information Services) 보고서'에 답이 있다"고 귀띔했다.미시건대 산업공학 박사 출신인 이 부장은 삼성SDS 정보기술 연구소, 한국 IBM을 거쳐 한국신용정보원의 빅데이터센터 부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국내 보험 가입자 유형을 7단계로 구분한 '보험 가입 패턴에 따른 금융소비자 유형 분류'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 전체 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600만명. 그러나 이들을 유형별로 분류한 시도는 없었다. 이 부장은 "전체 보험 가입자 정보를 갖고 있는 곳은 한국신용정보원이 유일하기 때문"이라며 "위험 보장과 미래 대비라는 보험의 기본 특성을 이용해 보험 가입자를 7개 유형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19세 이상 보험 가입자 200만명의 가입 보험 개수와 월평균 납입 보험료 등을 분석했다. 이렇게 나온 결과를 '골고루 많이'(월평균 납입보험료 129만원, 비중 14%) '노후대비 저축'(87만원,12%) '보장성보험 선호'(43만원,12%) '가족을 위한 사망보장 위주'(37만원,10%) '질병 대비'(18만원,15%) '상해 대비'(15만원,16%) '실속 위주 최소한의 보장'(9만원,19%) 등으로 분류했다.
이동렬 한국신용정보원 부장은 &lt;보험 가입 패턴에 따른 금융소비자 유형 분류&gt; 보고서에서 국내 보험 가입자를 7개 유형으로 나눠 분석했다. '골고루 많이' 유형의 경우 월평균 납입 보험료가 129만원인 반면 '실속 위주 최소한의 보장' 유형의 경우 9만원에 불과했다.
이 부장은 "전체 가입자의 19%가 '실속 위주 최소한의 보장' 유형에 속했고 '상해 대비'와 '질병 대비' 유형이 각각 16%, 15%로 뒤를 이었다"면서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내는 '골고루 많이' 유형의 경우 40~60대 여성 비중이 높은 반면 '가족을 위한 사망보장 위주' 유형은 30~40대 남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보험 의존도가 높다는 인식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보험업계를 위한 조언도 있었다. 그는 "가입 보험수와 월평균 보험료가 비교적 차이나지 않는 소비자라도 선호하는 보험 종류는 성별·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며 "성향에 따른 개인화된 마케팅과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실속 위주 유형일수록 외국인 비율이 컸다"며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이들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한국신용정보원은 금융회사들이 분산 관리해오던 신용 정보를 집중 관리할 수 있도록 2016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주로 금융회사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혁신 사업을 지원한다. 대출 카드 연체 같은 '일반 신용'과 기업 기술력을 담보로 일어난 대출에 대한 정보가 담긴 '기술 신용', 보험 계약 관련 담보청구 지급 정보가 포함된 '보험 신용' 등의 정보가 모인다.

2017년부터는 보험 및 신용 관련 정보를 재가공해 일반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CIS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