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EU 제1공용어 유지? 퇴출?

영국, 유럽연합 탈퇴

외교관들 공식석상서 사용 많아
현실적으로 공용어 배제 어려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 공용어로 쓰이는 영어가 EU에서 퇴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브렉시트에 따라 원칙적으로 영어는 EU 공용어에서 제외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어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U 회원국은 31일 탈퇴하는 영국을 포함해 28개국이다. 공용어는 24개에 이른다. 193개 회원국이 속한 유엔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등 6개 언어다. EU 집행부가 언어 다양성을 보장한다는 명분에 따라 회원국이 가입할 때마다 희망한 언어 한 개씩을 공용어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EU의 모든 규정과 관보는 24개 공용어로 작성된다. EU 공식 홈페이지도 24개 언어로 제작돼 있다. EU 실무업무 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순이다.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원칙적으로 EU법에 따라 영어는 공용어의 지위를 상실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는 브렉시트 이후 프랑스어를 EU의 제1공용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자리잡기 전인 1990년대 초까지 EU에선 프랑스어가 가장 널리 쓰였다. 하지만 영어에 익숙한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잇달아 가입하면서 프랑스어의 위상은 추락했다.

EU는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 외교관들의 발언을 인용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에서 영어가 공용어로 계속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U 외교관 대부분이 공식석상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영어를 배제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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