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출 회복 기대했지만…'우한 복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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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장관 "개선 흐름은 지속"올해 1월 하루 평균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14개월 만의 플러스 전환이다.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월 일평균 수출 14개월만에 반등
전체 수출은 설 연휴 탓에 감소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한국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경제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수출 회복세가 또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1월 하루 평균 수출 3~4% 반등 전망”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하고 중소기업인 30여 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성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수출은 작년 10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며 “1월 전체 수출은 설 연휴 등 영향으로 한 자릿수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14개월 만에 플러스(전년 동기 대비 증가)로 전환해 수출 반등의 모멘텀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0일까지는 하루 평균, 월별 실적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2%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1~20일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8.7%), 석유제품(19.3%) 등이 늘었으며 승용차(-6.8%), 무선통신기기(-6.2%), 선박(-42.1%) 등은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1월 31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작년에는 설 연휴가 2월이었고 올해는 1월인 만큼 조업일수 등의 영향으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감소폭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를 기록했다.
‘우한 폐렴’ 수출 악재되나우한 폐렴이 수출 반등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2월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월을 기점으로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 예측했지만 예상치 못한 우한 폐렴 사태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우한시는 중국 내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도 다수 진출해 있다”고 했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기가 얼어붙고 한국 수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대중(對中) 수출은 작년 기준 한국 전체 수출 실적의 25.1%를 차지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기승을 부린 2003년 5월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전월에 비해 10%포인트가량 급감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 경제 충격이 사스 때보다 더 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존 전망치인 5.7%보다 1.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P는 사스 때 중국 GDP 증가율 둔화 폭이 1.1%포인트 수준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미국, 유럽 등에도 영향을 미쳐 글로벌 수출 시장의 연쇄 위축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산업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부내 태스크포스(TF)’와 ‘기업상황 점검반’을 가동하고 중국 진출 기업과 국내 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