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졸업·입학 시즌 대학가 직격…학사일정 대혼란

신입생 OT·입학식·졸업식 놓고 설왕설래…일부 대학 이미 연기
중국 교류도 줄취소…중국 유학생 졸업장 국제우편 발송 검토도
밀집 공간 바이러스 전파 우려에 '학생 안전이 우선' 판단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은 대학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대혼란에 빠졌다. 수백 수천 명이 몰리는 졸업식과 좁은 공간에 밀집된 상태로 장시간을 보내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되자 학교와 총학생회가 잇따라 행사 취소와 연기를 결정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입학식까지 연기를 검토하는 등 1학기 학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2월 5일부터 이틀간 계획된 '학생회 배움터' 행사와 2월 3일 부산지역 봉사활동을 전격적으로 연기했다고 30일 밝혔다. 부산대 대학본부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신입생 OT 등 다수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연기하거나 자제해달라고 총학과 학과별 학생회에 전달했다.

동서대는 2월 7일 예정된 학위수여식을 21일로 잠정적으로 연기했다.

부산외대는 2월 중순 신입생 OT, 2월 말 졸업식, 3월 초 입학식, 예비대학 등 학사 일정 대부분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학교는 중국인 졸업생에게 국제우편으로 졸업장을 발송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연세대는 총학생회가 주최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했고, 숙명여대도 내달 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계획했던 수시전형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취소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9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재 확산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2020 새내기 배움터 취소를 논의 중"이라며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학우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도 "내부적으로 새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급하게 논의 중"이라며 "학교 측과도 대응 방향을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학생 및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새내기 배움터를 미루거나 취소하도록 촉구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왔으며, 일부 단과대는 행사 취소를 논의하고 있다.

대구에 있는 수성대는 긴급 보직자 회의를 열고 2월 7일 예정인 2019학년도 졸업식을 취소하고 대신 졸업생에게 졸업장과 각종 상을 주는 최소한 행사만 하기로 했다.

인천에 있는 경인여자대학교는 예방 차원에서 2월 7일 예정된 졸업식을 27일로 잠정 연기한다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통보했다.

이 학교는 해외 인턴쉽으로 중국에 나가 있는 학생이 조기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올해 3월로 계획된 학생 중국 연수도 취소할 예정이다.
29일 전남대학교에서 실시된 대학원 졸업 종합시험에서 중국 유학생 응시생 12명 중 절반인 6명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전남대는 "중국에 파견 예정인 학생 30명, 중국에서 들어올 초청 학생 78명도 일정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는 연기하고 상황이 악화하면 졸업식과 입학식도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국인·외국인을 막론하고 최근 중국 본토를 다녀온 모든 대학생과 교직원은 각 대학이 지정한 전담관리자에게 당분간 주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받고 체온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박철홍, 박의래, 이덕기, 홍현기 조정호 기자)


/연합뉴스